상품 환불이나 배송 등 문의 시 채팅 등 다양한 상담 창구를 활용해 고객센터가 전화에만 집중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디지털 고객센터 이용이 불편한 노년층이 전화 고객센터를 이용할 경우 통화 요금을 소비자가 오롯이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2일 CJ온스타일·현대홈쇼핑·GS샵·롯데홈쇼핑·NS홈쇼핑·홈앤쇼핑·공영홈쇼핑·KT알파쇼핑·신세계라이브쇼핑·SK스토아 등 홈쇼핑 및 T커머스 10곳과 쿠팡·네이버쇼핑·SSG닷컴·지마켓·옥션·11번가·롯데온 등 주요 온라인몰 7곳을 포함한 총 17개사의 고객센터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무료 전화번호를 제공하는 업체는 GS샵과 SK스토아 단 두 곳에 불과했다.
각 사 홈페이지에 명시된 대표 고객센터 번호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다.

GS샵은 ‘02-2077-XXXX’ 유료 번호와 080 수신자 부담 번호를 병행 운영하고 있으며 보험 상품 상담의 경우에도 080 번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SK스토아 역시 1566 유료 번호와 함께 ‘1466XX’ 무료 번호를 운영 중이며 해당 번호가 무료임을 고지하고 있다.
GS샵 운영사 GS리테일 관계자는 “고객센터는 소비자와의 소통 창구이므로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의 불편 해소를 위한 상담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무료 전화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V홈쇼핑 업체들은 상담이 아닌 방송 상품 주문에 한해서만 수신자 부담 번호(080)를 제공하고 있고 일반 문의는 유료 번호를 이용해야 한다.
결국 실질적으로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 고객센터를 운영 중인 곳은 GS샵과 SK스토아 두 곳뿐이다. 대부분 업체는 고객센터 대표 번호로 15XX, 16XX, 18XX 등 유료 번호를 사용 중이다.
지마켓·옥션과 11번가는 홈페이지에 각각 1566, 1599 등 유료 번호를 안내하고 있으며 네이버쇼핑은 네이버 대표 번호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전용 번호를 구분해서 운영하고 있었으나 모두 유료 번호였다. 쿠팡, SSG닷컴, 롯데온 역시 1577, 1899 등 유료 전화를 운영 중이다.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공영홈쇼핑 등 업체도 유료 상담 전화만 운영하고 있다.
해당 번호로 통화할 경우 음성 통화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돼 있어도 정해진 부가 음성 통화량을 초과하면 통상 부가세 포함 1분당 1.98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유선전화는 3분당 39원의 요금이 발생한다. 상담 시간이 길어질수록 요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유료 여부를 홈페이지에 명확히 고지하지 않는 업체들도 있다.
조사 대상 17개사 중 ▲네이버쇼핑 ▲SSG닷컴 ▲홈앤쇼핑 ▲KT알파쇼핑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5곳은 고객센터 번호가 유료인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안내 문구가 홈페이지에 없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고객센터는 대부분 15XX이나 16XX 등으로 시작되는 유료 번호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TV홈쇼핑은 전화 주문 비중이 높다는 특성상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송 상품 주문시에는 080 무료 전화를 운영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TV홈쇼핑은 소비자들이 상품을 전화로 직접 주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담 없이 연락할 수 있도록 080 무료 회선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온라인몰과 홈쇼핑 등 판매 구조와 관계없이 고객센터는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는 기본 창구인 만큼 통화 요금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몰 및 홈쇼핑 업체는 중개자 역할을 하는 오픈마켓도 있고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직매입 플랫폼도 있지만 고객센터는 판매 구조와 무관하게 소비자 민원을 처리하는 필수 창구”라며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정당화하기 어렵고 결국 플랫폼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