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23년 2조7028억 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4조795억 원으로 50.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23년 3152억 원에서 2025년 9953억 원으로 215.8% 늘었다.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매출은 4조7407억 원, 영업이익은 1조262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16.2%, 영업이익 26.9% 증가한 수준이다.
전력기기 전문가로 평가받는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 대표는 경희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A&M대학교 대학원에서 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전력기기 연구소를 시작으로 제품 개발과 영업, 생산 등을 두루 경험한 전력기기 분야 전문가다.
그는 2019년 HD현대일렉트릭 전력기기부문장 겸 연구개발(R&D)부문장을 맡았으며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력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취임 이후 김 대표는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와 해외 수주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6일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위치한 북미 생산법인에서 제2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이번 신규 공장은 약 2만9000㎡ 규모로 조성되며 2027년 4월 준공될 예정이다. 회사는 약 2억 달러를 투입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약 50% 확대할 계획이다.
또 미국 전력망 핵심 인프라인 초고압 송전망 구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765kV급 초고압 변압기의 시험 및 생산 설비도 함께 구축한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약 2000억 원 규모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을 주요 전략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GPU와 대규모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돼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송배전 인프라 투자와 노후 전력망 교체가 확대되면서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배전 설비 등 전력기기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9월 미국 텍사스 전력 기업과 약 2778억 원 규모의 765kV 초고압 변압기와 리액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텍사스 BESS 프로젝트 EPC 계약도 확보했다.

유럽 시장 진출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영국 국가 전력망 운영사인 내셔널그리드와 400kV급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9월에는 핀란드 EPC 기업과 친환경 SF6-Free 고압 차단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차세대 전력망 기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10월 히타치 에너지와 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변환설비와 변압기, 제어시스템 등 핵심 장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HVDC는 장거리 송전에 효율적인 방식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정부는 2030년까지 서해안을 따라 약 620km 길이의 초대형 송전망을 구축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송전 규모는 약 20GW, 총 사업비는 11조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HVDC 변환 설비에만 약 4조8000억 원이 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일렉트릭은 변환설비와 변압기, 제어시스템 등 HVDC 핵심 장비 개발을 통해 해당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이와 함께 특수 변압기 시장 공략도 병행하고 있다. 2025년 4월 230kV급 653MVA 위상조정변압기 제작에 성공한 뒤 같은 해 8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인베너지에 공급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국가 간 전력망 연계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한 관계자는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초고압 변압기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생산기지 확대와 수주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