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강세로 SK이노베이션(대표 장용호·추형욱)과 GS칼텍스(대표 허세홍)의 올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24일 증권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매출 102조4748억 원, 영업이익 4조9239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망치가 실현되면 매출은 전년 대비 27.6% 증가하고 영업수지는 약 5조2000억 원 개선되며 흑자전환하게 된다.
GS칼텍스의 올해 매출은 66조2342억 원, 영업이익은 4조9588억 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48.4%, 영업이익은 461.0% 증가한다.

양사는 지난 2022년 실적이 고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올해 큰폭 반등이 예상된다.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중동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공급 부족 현상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이 꼽힌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글로벌 원유 공급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과 래깅(Lagging) 효과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래깅 효과는 원유 가격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발생하는 수익 증가 효과를 의미한다. 원유 가격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정유사들의 단기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다.

정유 4사의 수출 비중은 모두 50%를 웃돌고 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 효과가 실적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다. GS칼텍스의 올해 1분기 수출 비중은 75.1%로 전년 동기 대비 2.5%포인트 상승했고, SK에너지도 55.2%로 4.5%포인트 높아졌다. HD현대오일뱅크 72%, 에쓰오일은 53% 등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GS칼텍스는 미국 석유기업 쉐브론 계열사인 쉐브론 USA(Chevron U.S.A.)가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은 각각 아람코트레이딩싱가포르가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거래처다.
생산 지표 역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SK에너지 울산CLX 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 78.3%에서 올해 1분기 90.5%로 12.2%포인트 상승했다.
GS칼텍스는 일반정유 가동률이 지난해 1분기 84%에서 올해 1분기 95%로 높아졌고, 윤활기유 원료인 베이스오일 가동률은 72%에서 99%로 뛰었다. 베이스오일 설비가 사실상 정상 가동 수준에 근접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윤활기유 사업 확대 기반도 강화됐다는 평가다.
윤활기유 사업은 GS칼텍스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GS칼텍스는 2023년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에 액침냉각유를 공급하며 실증 사업에 착수했다. 이후 데이터센터용 직접액체냉각(DLC) 유체를 선보이며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흐름은 실적 전망의 변수로 꼽힌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76달러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최근 일주일 동안에만 13% 이상 하락하면서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반영됐던 이른바 '전쟁 프리미엄'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에는 73달러로 더욱 떨어졌다.
안국헌 대한석유협회 지속가능경영실장은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정유사는 상대적으로 비싸게 들여온 원유를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국내 유류세 인하와 최고가격제 영향이 일부 남아 있지만 국제유가 하락분이 본격 반영되면 재고 관련 손실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유가가 어느 수준에서 안정될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되면 글로벌 원유시장이 점차 공급 우위로 전환되면서 유가가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