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행장 이환주)과 신한은행(행장 정상혁), 하나은행(행장 이호성), 우리은행(행장 정진완) 등 4대 시중은행이 이사회 내에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만들었고 농협은행(행장 강태영)은 이 달 말 위원회가 설립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케이뱅크(대표 최우형)가 유일하게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만들며 발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각 은행들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통해 상품판매 전 단계에서의 소비자보호 전략을 비롯해 은행 소비자보호 정책 수립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일부 은행은 소비자보호 관련 전문가가 빠져있거나 은행 측 우호 인사로 분류된 사외이사가 위원으로 임명되어 있는 등 전문성이 다소 떨어진 인물로 구성되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신한은행은 '은행장' 직접 참여, 하나은행 '소비자보호 전문가' 위원장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가 설치된 은행 5곳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는 윤준 사외이사, 야마모토 신지 사외이사 그리고 정상혁 신한은행장 등 3명으로 구성돼있다. 위원 중 은행장이 포함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정 행장은 현재는 은행장이지만 과거 은행 소비자보호센터장을 역임하는 등 은행 소비자보호업무의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다. 지난 3월 출범한 금감원 직속 금융소비자보호 자문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CEO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구성원으로 직접 참여함으로써 이사회가 제시하는 소비자보호 방향을 경영 전반에 신속하게 반영하고 관련 정책의 실행력과 책임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위원으로 함께 참여 중인 야마모토 신지 사외이사의 경우 소비자보호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도 있다. 야마모토 신지 사외이사는 일본인으로 3년 째 사외이사를 역임 중인데 재일교포 주주 비중이 높은 신한은행의 특성을 반영한 인사로 알려져있다.
KB국민은행 역시 은행 고위 임원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유사하다. 사내이사인 박병곤 이사부행장이 위원으로 참여해 회사의 소비자보호 정책 방향을 회사 전체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위원장인 연태훈 사외이사는 한국금융연구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연구를 한 학계 인사다.
하나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위원장을 주소현 사외이사가 맡고있다. 주 사외이사는 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대표적인 소비자보호 전문가다.
특히 하나은행은 주 교수 외에도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올해 초까지 사외이사로 활약하는 등 수 년 전부터 소비자학 전공 교수를 집중 배치하고 있다.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는 올해 초 금융지주 중 최초로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위원장인 이경희 사외이사가 은행연합회 재직 당시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을 한 이력이 있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구성원이 다른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2명이고 소비자보호 업무와는 다소 거리가 먼 인물이다.
농협은행은 오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을 공식화 할 예정이다. 아직 구성원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소비자보호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 독립적으로 심의 및 의결하는 기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은행 중 유일하게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가 없는 기업은행(행장 장민영)은 은행장이 위원장을 맡는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를 반기 1회 열고 소비자보호 정책방향 설정, 제도개선, 주요 민원대응 등을 논의하는 소비자보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의 역할은 은행별로 대동소이했지만 이들이 단순 소비자 민원 관련 업무가 아닌 내부통제 차원에서 소비자보호 업무를 바라본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는 사전적 소비자보호를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과 일치하는 것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해 금융사고 자체를 방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은행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의 경우 금융상품 기획-영업-판매부서의 내부통제계획을 포괄하는 소비자보호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고 케이뱅크는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체계의 구축 및 운영 기본방침을 위원회의 첫 번째 역할로 제시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