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2 인천 부평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쿠팡이츠로 한 중국집에서 음식 6만6000원어치를 주문하며 한집배달을 요청했다. 앱에 표시되는 라이더 위치를 확인한 결과 주소지와 다른 방향으로 15분 이상 이동하는 것을 포착했다. 1시간이 넘도록 배달이 오지 않아 쿠팡이츠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지연 보상 3000원 할인권을 제시했다. 김 씨는 "소비자가 기다린 시간에 대한 감안 없이 그저 쿠폰 지급으로만 마무리하려는 태도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배달 플랫폼에서 단건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배달원(이하 라이더)이 여러 주소지를 경유하는 편법이 성행해 사실상 묶음배달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3일 소비자고발센터(https://goso.co.kr)에 따르면 실제 '단건배달'을 선택하고도 '묶음배달'과 다를 바 없는 지연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잇다. 배달앱에 표시되는 라이더 이동 경로를 통해 다른 배달지를 들르거나 주소지와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모습이 빈번히 포착됐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빠르게 배달 받고자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고도 묶음배달과 차이가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소비자들은 '단건배달'이 추가 배달료를 내거나 유료 멤버십 가입시 제공되는 서비스인만큼 일반 배달보다 빠르고 직접적인 배달을 기대한다. 하지만 실제 배달 과정에서는 라이더가 여러 건을 함께 묶어 배달하는 경우가 잇따라 서비스 취지와 다르고 플랫폼 관리도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주요 배달 플랫폼에서는 단건배달 서비스를 '한집배달'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단건배달 서비스는 거리·시간대·주문 조건 등에 따라 별도 배달비가 추가된다.
배달 플랫폼에서는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배달비를 할인해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배달의민족 '배민클럽(3990원)' ▲쿠팡이츠 '와우(7890원)' ▲요기요 '요기패스X(4900원)'를 이용한다면 무료배달이나 추가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사실상 유료 서비스로 제공되는 단건배달이 소비자가 체감하기에는 묶음배달 방식과 다르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플랫폼 측에서는 배달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단건배달 배차 수령 시 라이더가 쓰는 단말 앱에서 추가적인 배달 수락이 불가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라이더가 단말기를 여러 대 보유하고 있을 경우 A사에서 단건배달 수락 후 B사 배차를 수락하는 중복 수령 문제를 막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플랫폼들은 교통체증, 우회도로, 사고 등 돌발 상황과 생리 현상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라이더 이동 동선이 달라질 수 있기에 동선만으로 묶음배달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배달 플랫폼에서는 단건배달 중복 수령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라이더 운행 경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GPS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 제보가 제기되면 사실 관계 파악 후 위반 사항 확인 시 제재한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현장 계도, 배차 계정 관리, 재발 방지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측은 "라이더는 관련 약관에 따라 타 플랫폼 배달 건 수행이 가능하나 당사 배달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서비스 품질을 저해하는 행위는 제한된다"라고 말했다.
요기요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운영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품질 유지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방침에도 불구하고 주문 화면에서 '한집배달'이라는 명칭을 보고 자신의 주문이 다른 배달과 분리돼 지연 없이 처리될 것으로 기대하는 소비자 인식과 실제 라이더를 통해 이뤄지는 배달 사이에는 여전히 괴리가 발생하게 된다.
현행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한집배달'을 단어 그대로 한 집 주문만 별도로 신속히 배달하는 서비스로 인식하는 만큼 배달 플랫폼이 실제 운영 기준이나 예외 상황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면 표시·광고상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라이더가 같은 아파트 같은 동과 같이 정말 근거리 배달 건을 중복 수령 후 배달하는 것까지는 소비자 체감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배달 건을 2~3개 이상 타 플랫폼 단말기로 중복 수령하고 이에 따라 지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다면 그에 대한 고지를 미리 해야만 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