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 문제가 발생한 렌탈 정수기에 대한 업체 측의 지지부진한 사후처리에 소비자가 불편함을 호소했다.
11일 인천시 서구 공촌동에 거주하는 김 모(남)씨에 따르면 그는 재작년 2월경 청호나이스의 정수기를 렌탈했다.
정수기를 사용한 얼마후 부터 온가족이 이유 없이 장염과 배탈 설사를 반복했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
지난해 10월 중순경 TV방송을 통해 정수기 실태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보고서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수기를 살펴 보았다고.
뒤늦게 얼음 투입구와 물이 나오는 꼭지 부위에 까맣게 곰팡이가 슬어있는 걸 발견한 김 씨는 기겁했다.
김 씨는 위생문제를 짚어 즉시 환불을 요구하자 청호나이스 측은 "AS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스스로 역학조사를 통해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위약금을 내야 된다고 설명했다.
번거로운 과정이 싫었던 김 씨는 결국 업체 측과의 협의 끝에 물통을 교체하고 다시 정수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물통 교체 후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김 씨는 다시 환불을 요구했다.
담당자를 통해 연락을 주겠다던 고객센터 측은 환불을 요구한 차일피일 시간을 미뤘고 본지에 제보 글을 남긴 최근에야 겨우 환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김 씨는 “정수기에서 위생 문제가 발생했는데 왜 소비자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야 하는 지 납득할 수 없다”며 “역학적 조사는 소비자가 아닌 업체 측이 해야 되지 않느냐”며 불만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담당자가 정책을 설명하는데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밝히며 “환불을 위해서는 결함이 파악되어야 하는데 해당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가 그 내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거라는 뜻을 잘못 전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즉각적인 환불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정책상 환불을 위해서는 제품결함 사실이 명확하게 파악되고, 소비자와 협의 후 출금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이 어느 정도는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안의 경우 유독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강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