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1위에 만족 못하는 야심가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상태바
1위에 만족 못하는 야심가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2.07.11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MW코리아의 독주가 심상치 않다.

BMW코리아는 올 상반기 국내에서 1만4천512대를 팔아 9천807대에 그친 2위 벤츠를 5천 대 가까운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 2009년과 2010년까지만 해도 벤츠보다 불과 700여 대를 더 팔아 아슬아슬한 1위를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2년여 만에 완벽한 독주체제를 갖춘 셈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령했음에도 불구하고 BMW코리아의 김효준 사장은 더 큰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올 들어 이어지고 있는 김 사장의 행보를 보면 BMW코리아의 질주본능이 읽힌다.


김 사장은 최근 회현동 본사에서 진행된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BMW가 많이 팔리고 우리가 아무리 잘한다고 외쳐도 고객이 알아주지 않으면 무의미 한 것"이라며 고객 서비스를 강화해 앞으로 치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말까지 서비스센터를 15개 추가하고 올해 말까지 기술 인력을 20% 증원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수입차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AS망 부족을 타개해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되면 BMW코리아의 전국 서비스센터는 56개가 되고, 기술인력은 1천명이 된다.

김 사장의 야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내년에는 현대자동차는 물론 국내에서 어떤 자동차 업체도 하지 못한 드라이빙센터(가칭)를 건립할 계획이다.

500억원을 들여 서킷을 만들고 50여 대의 차량을 갖춰 기존 고객은 물론이고 일반인도 시승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홍보효과를 위해 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 무모해보일 수 있지만 드라이빙센터를 통해 BMW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 비용은 문제가 될 수 없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작년 BMW코리아의 영업이익이 476억원인 점에 비춰보면 얼마나 통 큰 투자인지를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김 사장에 대해 시장을 꿰뚫어 보는 냉철한 전략가이면서 두둑한 배짱도 있다고 치켜세우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김효준 사장의 도전정신은 업계에선 꽤 유명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999년 IMF 외환위기 때다. 당시 수입차 수요가 급감해 시장 전체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고 BMW 역시 영업망을 축소하거나 철수할 것인지 고민을 하던 찰나였다.

이 때 부사장으로 재무를 담당하고 있던 김 사장은 "어려운 지금이 기회"라며 독일 본사를 어렵게 설득해 2천만 달러의 자금을 5%의 금리로 빌리는데 성공했다.

당시 시중금리가 20%를 웃돌던 상황에 비하면 파격적으로 낮은 금리였다. 그가 본사로부터 얼마나 신뢰받는 인물인지 보여주는 일화다.


많은 수입차 업체들이 한국지사를 철수하거나 판촉을 포기했지만 김 사장은 본사에서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영업망을 늘리고 직원도 보강했다.

그 덕분에 국내서 줄곧 2~5위에 머물렀던 BMW는 1999년 수입차 시장 1위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이듬해 김 사장은 BMW코리아의 수장이 됐다.

김 사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한국 경제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확신했고 영업망과 서비스망을 축소하거나 브랜드의 철수는 기존 고객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CEO에 오른 그의 도전정신은 고객 서비스 만족 추구로 이어졌다.

취임 초기 주말 가족과 함께 나간 쇼핑에서도 김 사장의 눈길은 매장에 진열된 물건보다는 영업사원들의 서비스 태도를 살피는데 집중을 했다고 한다. 영업사원이 손님을 어떻게 대하고 서비스하는지 살피는 일이 습관화 됐을 정도라고.

6개월 동안은 토요일마다 빠지지 않고 쇼룸과 워크숍을 방문해 350여명의 고객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김 사장의 고객 사랑에 BMW는 수입차 업체 중 최초로 2만대 판매를 돌파하고 3만대를 향해 새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한다. 얼마나 더 잘나가야 그의 배가 채워질지 궁금해진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