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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바람잘 날 없던 서울식품 2세 주식 사재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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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바람잘 날 없던 서울식품 2세 주식 사재기, 왜?
  • 이경주 기자 yesmankj@naver.com
  • 승인 2013.01.03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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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뻥이요'로 알려진 서울식품공업이 대표이사 2세의 지분을 단기간에 급격히 늘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을 방어하는 한편, 경영승계를 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울식품 서성훈 사장의 아들인 서인호 이사(28)는 지난해 10월 초부터 연말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서울식품공업의 주식 3만6천850주를 7천879만원에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 이사의 보유지분은 종전 5만348주에서 주식수가 8만7천198로 늘었고 지분율은 불과 석달만에 0.37%에서 0.66%로 거의 두 배가 됐다.


 

서 이사가 이처럼 단기간에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이는 이유는 경영권방어와 승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서울식품공업은 1955년 설립돼 1973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장수기업이지만 서 사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 분쟁을 자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식품공업의 최대주주는 지분 11.68%를 보유한 서 사장이며 부인 박순원 씨(2.75%)와 아들 서 이사(0.66%) 등 친인척 지분을 모두 합해도 지분율이 15.52%에 불과하다.


반면 슈퍼개미 투자자로 알려진 성이경 씨가 5.97%의 지분을 보유해 2대주주로 있고, 개미투자자들인 소액주주 비중이 67%나 된다.


이로 인해 성이경씨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들이 주요 사안에 관여하면서 다툼이 반복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6월 21일에도 성이경씨가 법원에 서울식품공업의 임시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시 임시총회는 서 사장의 아들 인호씨를 비롯해 7명의 이사선임을 결정하는 자리였다.


성이경씨는 인호씨가 어린 나이에 경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도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3월 2일 주주총회에서는 회사와 성 씨가 다른 감사 후보를 추천해 표대결까지 가는 상황이 벌어진 끝에 회사 측 후보가 승리한 일도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03년부터는 원조 슈퍼개미라 불리는 경규철, 경대현 씨 부자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었다. 또 2008년에는 경규철 씨가 최대주주인 칸소프트와 개인투자자 성이경 씨가 연합해 적대적 M&A를 시도했으나 양측의 결별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후 칸소프트는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 씨는 2009년부터 액면분할 철회, 신주발행금지 등 각종 소송을 제기하며 서울식품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이처럼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낮은데다 2001년 서 사장이 취임한 뒤 계속 적자를 내면서 주가가 액면가(2500원)를 밑도는 바람에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적자사업을 접고 강점이 있는 사업에만 주력하면서 실적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서울식품공업은 매출의 60%를 차지하지만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양산빵 사업을 2011년 6월 전면 중단하고, 냉동 생지사업을 주력으로 빵가루, 스낵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부터 순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회사의 경영상태가 좋아진 것을 기회삼아 경영권 강화차원에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 사장이아니라 서 이사의 지분을 늘려 경영권 승계도 함께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 이사는 지난해 등기이사로 등재된 뒤 임원 급여를 지급받으며 계속해서 회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부진에서 벗어난 서울식품공업이 실적개선과 경영권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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