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는 최근 10년 동안 면세점사업을 크게 확장하면서 본업인 호텔사업의 비중이 10%대로 하락했으나 재개장을 통해 입지 회복을 노리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03년만 해도 호텔신라 전체 매출에서 호텔부문이 차지하는 매출은 46.8%를 기록해 면세점 매출비중 53.2%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 비율이 그 다음해 32.4%대 57.9%로 크게 벌어졌고 2008년에는 20.9%대 76.1%로 확대됐다.
이후 면세점 매출비중이 80%대 중반까지 상승한 반면, 호텔 매출비중은 지난해 11.5%까지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호텔사업의 비중 축소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의 활약과 맞물려 있다.
면세점 매출 비중이 80%에 육박하기 시작한 지난 2008년에 이 사장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영업권을 따내며 면세점사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토대를 쌓았다.
또 2011년에는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을 직접 마중하며 공을 들인 끝에 인천공항 신라면세점에 세계 최초로 루이비통을 입점시키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동남아 허브공항인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면세점 운영권을 따냈고 올 1월 이 공항에 보테카베네타 매장을 오픈하는 등 해외 면세 시장에서도 공격적 행보를 이어나갔다.
이에 비해 호텔사업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상을 보이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사장은 이번 리모델링을 위해 7개월 동안 호텔을 닫는 초강수를 던졌다.
면세점사업에 비해 정체돼 있는 호텔사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특단의 조치였다.
이 사장은 앞으로 리모델링 외에도 사업다각화와 이미지 제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비즈니스 호텔 사업에도 신규 진출하는 등 호텔사업에서도 공격적인 전략을 펼쳐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올해 초 4만1천200원까지 떨어졌던 호텔신라 주가는 리모델링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지난 18일 9만9천300원을 기록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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