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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와 창조의 승부사 고 최수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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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와 창조의 승부사 고 최수부 회장
  • 장지현 기자 apple@csnews.co.kr
  • 승인 2013.07.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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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장지현 기자] 광동제약 최수부 회장이 24일 세상을 떠나면서 고인의 생애와 공적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1936년생인 최 회장은 초등학교 4학년 중퇴의 학력으로 고려인삼산업사에 취직해 외판원으로 일하면서 돈을 모아 1963년에 광동제약을 창업한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그가 맨 손으로 세운 광동제약은 현재 연 매출 3천3백억 원 규모로 국내 10위의 대형 제약사다.

광동제약은 제약회사 중에서 가장 발빠르게 식음료사업을 확대해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데, 그 이면에는 최 회장의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공전의 히트작이자, 광동제약의 대표상품으로 떠오른 비타민드링크 '비타500'의 탄생과 성공에는 최 회장의 공로를 빼놓을 수가 없다.

최 회장은 신제품의 잇단 실패와 IMF 외환위기가 겹치며 부도위기에 몰려 있던 1997년에 ‘비타500’을 출시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 회장은 '마시는 비타민C'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 개발을 직접 이끌었을 뿐 아니라, 약국이 아닌 일반 소매점과 편의점, 할인점 등 새로운 유통채널 개척을 주문하는 등 개발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챙겼다.

제약회사가 만든 제품은 약국.전문도매업체를 통해서만 판매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파괴'했다.

당시 최 회장은 비타500의 출시시기를 저울질하기보다는 제품의 맛이 완벽해 질 때까지 연구개발을 지시할 정도로 품질에 매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끊임없이 보완을 요구하는 바람에 당초 여름이었던 비타500의 개발시기가 10월로 미뤄지기도 했다.

광동제약은 당시 대규모 인력감원을 단행하며 구조조정의 시기를 거치고 있었지만 최 회장이 위기의 순간에서도 전략적 판단을 내리고 이를 밀어붙인 것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당시 ‘마시는 비타민 음료의 개발은 유통사업부의 존폐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접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최 회장님이 ‘마시는 비타민C’만의 맛을 고집했기에 지금의 비타500 신화가 만들어지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비타500의 개발 완료 후에도 최 회장의 창조적 기질은 여전히 이어졌다. 비타500 출시 후 1달 만에 대박 조짐이 보이자 최 회장은 과감히 소매점 판매를 지시했다고 한다. 

광동제약이 자양강장제 ‘운지천’ 영업을 통해 구축해 놓은 소매점 유통망이 있었지만 건강 드링크라는 인식 때문에 비타500 출시 첫 2년간 약국영업이 월등히 우세한 상황이었다.

최 회장은 소매시장 판매 증대를 위해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TV광고를 내보내자는 결정을 내렸다.

오랫동안 TV광고를 해오지 않았던 광동제약으로서는 과감한 배팅이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일반소매점의 매출은 급격하게 늘었고 광동제약은 여세를 몰아 편의점, 할인점, 사우나, 노래방, 자판기, 골프장 등 특용처와 고속도로 휴게소, 군부대, 농협 등의 특판 유통채널을 통한 판매를 시작했다.

이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지난해 '비타500'은 전체매출의 27%에 해당하는 926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2003년부터는 꾸준히 연간 3억병 이상씩 팔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타500' 히트를 시작으로 '광동옥수수수염차', '헛개차' 등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성공을 거둔 광동제약은 제약사임에도 불구하고 음료부문 매출이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등 제약업계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제약계에서 '40년 최씨 고집'으로 불릴 만큼 '우황청심원'과 '쌍화탕' 등 한의약 재료를 사용한 제품을 고집해 왔다.

주요 약재를 직접 고르는 고인의 깐깐한 고집은 광동 한방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로 이어졌다.

지난해 광동제약은 매출 3천300억 원, 영업이익 363억 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부터 '제주삼다수' 유통사업을 시작하며 올 1분기에는 매출 987억 원, 영업이익 79억 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와 10%씩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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