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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바뀐 KT&G, 외국계 자본 '먹잇감'될까?...기업은행, 지분매각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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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바뀐 KT&G, 외국계 자본 '먹잇감'될까?...기업은행, 지분매각 저울질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5.07.14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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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KT&G(대표 민영진)의 최대주주로 떠오른 가운데 기존 최대주주였던 기업은행은 지분매각을 고려하고 있어 과거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았던 KT&G가 또 다시 경영권 불안에 시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은행(행장 권선주)은 지난 2006년 KT&G가 경영권 분쟁을 겪을 때 백기사 역할을 한 바 있다. 기업은행의 지분율은 6.93%다.

기업은행은 그동안 KT&G의 최대주주 자격을 유지했지만 국민연금공단(이사장 최광)이 지난 4월 지분 1.02%를 추가 취득해 지분율을 7.05%로 늘리면서 2대 주주로 내려앉았다.

KT&G는 이 같은 사실을 반영해 최근 최대주주 변경공시를 냈다.

문제는 기업은행이 올들어 KT&G 주식을 잠재 매각대상으로 분류하고 처분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연금이 투자를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하고 경영권 분쟁에는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은행이 떠날 경우 KT&G는 또 다시 외국계 자본의 사냥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KT&G는 국민연금공단과 기업은행에 이어 미국계 펀드인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 매니지먼트(5.49%), 우리사주조합(1.87%) 등이 주요 주주로 있다. KT&G가 보유한 자사주도 8.2%나 된다.

KT&G는 2006년 헤지펀드 칼 아이칸이 지분를 확대해 경영권을 위협하자 수조 원을 들여 가까스로 경영권을 방어한 바 있으며 당시 기업은행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KT&G의 외국인 지분율은 54.4%에 달해 기업은행이 지분을 처분하면 경영권 분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행은 정부 현물출자로 갖고 있는 KT&G 주식 전량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상태다. 정부가 금융회사에 대한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주가하락 등의 위험이 있는 보유주식을 팔아 중소기업 대출 재원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KT&G 주가도 올라 기업은행이 지분매각으로 얻는 금액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KT&G는 지난 13일 주가가 전날보다 1.83% 오른 10만 원에 장을 마쳤다. 기업은행이 보유한 KT&G 지분가치는 9천510억 원 정도다. 지난 2월 하순에 비하면 주가가 25%나 상승하면서 지분가치도 1천900억 원 가량 증가했다.

KT&G 관계자는 "지난 13일 최대주주 변경공시를 보면 기업은행 보유지분 전량이 마이너스(-)로 표기돼 있는데 이는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을 의미하지, 실제 주식을 내다 판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우호지분 확대에 대해서는 "아직 기업은행이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시장이 좋을 때 KT&G 지분을 매각하기로 의결했다"며 "아직까지 언제, 얼마를, 어떻게 매각할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늦어도 2017년까지는 KT&G 지분을 매각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가 강화된 자본규제인 바젤Ⅲ를 2013년 도입하면서 은행들이 보유중인 상장주식 등에 대해 위험가중치를 3배로 올리도록 했기 때문이다. 2007년 이전에 취득한 주식은 10년간 유예기간을 둘 수 있다. 

기업은행은 1998년에 KT&G 주식을 취득해 2017년까지 유예기간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은행 측은 2017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KT&G 주식매각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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