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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삼성병원vs.자존심 세운 아산병원..메르스가 가른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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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삼성병원vs.자존심 세운 아산병원..메르스가 가른 명암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5.07.15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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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유일하게 재벌가에서 운영하는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 이번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사태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대조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원장 송재훈)은 빅5 병원 중 유일하게 감염내과 출신 전문의가 병원장이지만 확진환자 90명을 발생시켜 메르스 사태 진원지로 찍혔다. 반면 서울아산병원장(원장 박성욱)은 메르스 확진환자가 단 1명 발생하는데 그쳐 내부통제와 관리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메르스 확진환자가 가장 많이 확인된 의료기관은 삼성서울병원으로 90명에 달한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지난 5월 말 폐쇄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문을 연 평택성모병원(37명)의 2배가 넘는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사태로 감염관리체계에 총체적인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대형병원임에도 국제감염관리인증에 무심했고, 전염병 환자를 격리 치료할 음압병상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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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좌), 박성욱 서울아산병원장(우)

삼성서울병원은 14번 환자를 세균성 폐렴 환자로 판단하고 이틀 동안 치료를 했다. 14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내부는 물론 인근 화장실, 영상촬영실 등을 다니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했지만 감염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입원환자 뿐 아니라 간호사, 방사선사 등 의료진까지 감염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특히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서울대, 서울아산, 세브란스, 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빅5 병원장 중 유일하게 감염내과 전문가로 알려져 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동안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내과 과장을 지냈다. 2012년 제8대 병원장으로 취임했고,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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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적으로 박성욱 서울아산병원장은 메르스 사태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얻었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심장, 간 등 장기이식수술에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감염관리는 필수요건 중 하나로 내부통제가 엄격하다는 평. 박 원장은 서울대에서 순환기내과를 전공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내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다.

이 병원도 지난달 초 메르스 확진환자 1명이 발생했지만 자가격리 상태에서 발견됐고, 그 이후 추가 감염자가 발생되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은 하루 평균 외래환자수가 1만 명이 넘고, 삼성서울병원도 약 8천명으로 규모에 달한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다른 병원을 경유해 응급실에 잠시 내원했던 6번 환자를 보안직원이 안내하다가 92번 환자로 확진판정을 받은 것"이라며 "이 직원이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에서 자택격리를 한 탓에 다른 감염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5월 말 메르스 첫 확진자가 발견되자마자 병원 입구에 체온을 측정해 이상시 따로 안내하는 등 감염관리 사전통제조치를 취했다"며 "지금도 면회객을 통제해 감염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빅5 병원장으로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순환기내과), 승기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장(순환기내과),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신경외과) 등 3명도 감염분야 전문가는 아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3개 병원은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977년 사재를 출연해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을 설립했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건설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자신의 호인 '아산'을 따서 재단 이름을 지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1989년 서울아산병원을 설립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이 1994년 설립했다. 재단 이사장은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선대 회장에서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으로 이어졌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1982년 설립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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