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가 통합방송법을 재논의로 하기로 하면서 그 결과에 이동통신업계의 귀추가 쏠리고 있다. 통합방송법의 국회 문턱 통과여부와 법적용이 업계 핵심 이슈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3일 이른바 통합방송법으로 불리는 ‘방송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입법 예고했다.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자동폐기될 것으로 전망됐던 통합방송법은 입법 예고를 통해 20대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국내 방송과 연계된 법률은 방송법과 IPTV법인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으로 나눠져 있다. 통합방송법은 두 법률을 하나로 합쳐 유료방송에 대한 통합규제를 마련하는 것이다.
업계 주목을 받는 통합방송법의 핵심은 IPTV사업자가 케이블TV 사업자의 지분보유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IPTV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는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비전 지분보유에 제한이 발생한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는 큰 걸림돌로 작용할 확률이 농후하다.
이러한 이유로 이해관계자들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승인여부를 통합방송법 통과 후에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그 전에 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고 대립하고 있다.
현재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통합방송법 통과 이후 승인을 결정하고 해당 법률의 적용대상에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통합방송법과 무관하게 승인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합병을 신청한 것이 작년이어서 통합방송법이 통과되더라도 적용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이동통신업계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위원 구성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방위원들 구성 여부에 따라 통합방송법과 관련한 이슈가 어떻게 흐를지 결정될 것”이라며 “여론의 형성에 따라 미래부 등 정부부처의 입장도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국회 미방위원 구성 여부와 함께 승인의 키를 쥐고 있는 미래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 합병과 관련해 현행 방송법 기준으로 해야 하느냐, 방송법 개정안 입법 이후에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최 장관은 이에 대해 “별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장래에 어떻게 되니까 지금 일을 안하겠다는 것은 일하는 사람의 태도로서는 제고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심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