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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설 앞두고 고령층 대상 '건강식품 불완전판매' 급증...식음료 민원 74%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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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설 앞두고 고령층 대상 '건강식품 불완전판매' 급증...식음료 민원 74% 증가
헬스·병원 30% 이상 급증...최다 업종은 '유통'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25.02.1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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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랑구에 사는 박 모(여)씨는 할머니가 건강식품 불완전판매에 당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판매업체에서 전화를 통해 "건강식품을 체험해보라"며 보냈으나 할머니는 국가에서 주는 연말연시 선물로 알고 먹었던 것. 이후 판매업체는 "체험분 외에 본품까지 섭취했으니 제품 대금을 입금하라"고 성화였다. 박 씨는 "판매자는 전단지에 '본품은 섭취하지 말라'고 안내돼 있다며 따지지만 글을 못 읽는 노인은 어쩌란 말인가. 온라인으로 찾아보니 우리 할머니 같은 노인 피해자가 많더라"며 불완전판매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인천에 사는 권 모(여)씨는 지난 1월 유튜브 광고에서 로봇청소기 50만 원 짜리를 90% 할인해 4만9900원에 판매한다기에 구매했다가 낭패를 봤다. 배송된 로봇청소기는 손바닥만 한 크기였고 광고에서 소개한 강력한 청소 기능도 기대할 수 없었다. 권 씨가 환불을 요구하자 반품 없이 1만5000원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래도 반품을 요구하니 2만 원, 2만7000원으로 올리며 회유했다고. 권 씨는 "광고와 다른 제품을 보냈으면 판매처에서 반품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게 아닌가"라며 "하루빨리 사기 광고를 차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1월에는 고령자 대상 건강식품 불완전판매 관련 불만이 쏟아지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식음료 민원이 73.7% 증가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2025년 1월 소비자 민원 건수는 총 5207건으로 지난해보다 5% 증가했다. 이 기간 소비자 민원 건수가 가장 많은 업종은 유통이다. 유통은 중국 등 해외 온라인몰 사기 사이트 피해가 급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증가했다. 이어 △가전 △생활용품 △통신 △자동차 △식음료 △항공·여행 순으로 민원 건수가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소비자 민원 증가율은 ‘식음료’가 73.7%로 가장 높았다. 민원 건수나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진 ‘식음료’ 부문은 건강식품 불완전판매로 인한 반품, 환불 갈등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024년 1월에는 연초라는 특성 탓에 다이어트 식품의 부작용과 효과 유무에 관한 민원이 집중됐으나 올해는 침향을 원료로 한 건강식품, 관절염 개선, 남성 성기능 개선 등 건강식품 불완전판매 민원이 식음료 민원의 증가세를 이끌었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민원이지만 1월에 설 명절이 있어서인지 평소의 배 이상으로 건수가 늘었다.

주로 고령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샘플이 나왔으니 체험해보라"면서 본품과 함께 보내는 식이다. 이때 본품을 모르고 훼손하면 수십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물리곤 한다. 변비약, 당뇨 건강기능식품 등도 섭취 후 효과가 없을 경우 반품이 가능하다고 했으나 제한하거나 연락을 받지 않아 소비자들의 애를 태웠다. 이외에 일본에서 1위한 관절약이라고 속여 판매한 게 들통난 메이크보그의 칸세츠 관련 민원도 들끓었다.

이어 유통 소비자 불만에서는 중국 등 해외 온라인 사기 사이트로 인한 피해 민원 건수가 급증했다.

특히 로봇청소기를 판매한 해외 사이트를 지적하는 민원이 가파르게 늘었다. 독일 인증을 받은 로봇청소기라고 광고해 구매했으나 실제로는 한 손 크기였고 청소기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구매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특히 100% 반품이 가능하다 해놓고 환불을 요구하면 구매가의 절반인 2만 원만 돌려 주겠다고 흥정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새해라는 특성이 반영돼 헬스 민원 증가율도 54.4%로 껑충 뛰었고 병원 관련 민원도 37% 증가했다. 특히 1월 말 설 명절 연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택배(35%)와 항공·여행(33.3%)도 30% 이상 민원 건수가 늘었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로젠 등 택배 민원은 물량이 많다 보니 분실되거나 배송 시 지정장소가 아닌 현관, 경비실 등에 두고 가면서 갈등을 빚는 일이 두드러졌다. 항공·여행은 주로 아고다, 트립닷컴 등에서 예약한 숙소나 항공권 취소시 환불액이 없거나 적다는 민원이 많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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