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2 서울 강남구에 사는 윤 모(여)씨는 에이블리에서 뉴발란스 운동화를 구매했다. 받아본 운동화는 설포(신발 혀) 안쪽 큐알이 지워져 있었다. 가품이 의심돼 반품을 요청했더니 에이블리 고객센터에서는 '판매자가 가품이 아니라고 했다'며 왕복 배송비를 제외하고 환불을 진행했다. 윤 씨가 항의하자 상담원은 "입점한 마켓 측에서 정품이라고 하면 정품이라 에이블리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윤 씨는 "수입 상품이어서 일부러 큐알을 지웠다는데 브랜드 감정 없이 입점 판매자 말만 듣고 가품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게 맞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사례3 대전 대덕구에 사는 조 모(여)씨는 11번가에서 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구매했다. 제품을 받고 보니 음향이 떨어지는 등 품질에 이상이 있어 서비스센터를 찾았던 조 씨는 기막힌 말을 들었다. 가품이라 수리가 불가하다는 것. 조 씨는 "11번가에 반품을 요구했으나 이미 판매자와 정산이 완료된 상태여서 불가하다더라"며 "판매자와 연락도 닿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온라인몰에서 가품 판매가 IT기기부터 패션잡화, 명품에 이르기까지 품목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면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온라인몰은 상시 모니터링과 판매자 제재로 예방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입점 판매자가 연락을 끊거나 잠적할 경우 '단순 중개자'라는 방패 뒤어 숨어 소비자가 별다른 구제를 받지 못한 채 오롯이 피해를 떠안는 실정이다.

13일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따르면 쿠팡·지마켓·11번가·SSG닷컴·롯데온·에이블리 등 온라인몰에서 가품 혹은 위조 의심 상품을 구매했다는 소비자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온라인몰 고객센터에 가품 피해 사실을 알리고 문의하더라도 입증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거나 판매자에게 거래 대금 정산이 끝나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손 놓기 일쑤다. 판매자의 일방적인 주장만 앞세워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심지어는 구매자가 좀 더 주의했어야 한다며 적반하장으로 책임전가 응대를 보이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 불만을 키웠다.
가품 의혹이 제기되는 품목도 다양하다. 애플의 에어팟·아이폰 등 IT 기기를 비롯해 뉴발란스·나이키·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폴로·타미힐피거 등 캐주얼 브랜드 제품에서도 관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과거에는 정가 대비 70~90% 할인된 초저가 상품에서 주로 가품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에는 할인율이 20~40% 수준으로 정품과 큰 가격 차이가 없는 상품에서도 가품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들이 진위를 가리기 어려워졌다.
쿠팡·11번가·롯데온·에이블리 등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는 가품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판매자와의 직접 처리가 불가능한 경우 관련 법령에 명시된 통신판매중개업자의 법적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쿠팡은 위조 상품에 대해 무관용 정책으로 가장 강력한 처분인 '판매 정지'를 내리고 있다. 내부 기준에 따라 특정 키워드가 포함된 상품을 모니터링해 지식재산권 등 정책 위반에 해당하는 상품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모니터링 혹은 신고에 따라 가품 판매가 의심될 때는 판매자에게 소명 절차를 요구한다.
11번가도 판매자에게 정품임을 입증할 수 잇는 자료를 요구하는 등 소명을 요청하고 적절한 소명 절차가 이뤄질 때까지 정산 대금 지불을 유보하고 있다. '안전거래센터'를 운영하며 위조품 신고와 정품 감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신고가 들어오면 협력 브랜드일 때는 협력 상표권자나 감정 기관에 감정을 요청하며 협력 브랜드가 아닐 때는 판매자 소명 절차를 거쳐 가품일 경우 환불 등 조치를 요청한다.
11번가 관계자는 "2010년부터 11번가에서 직접 구매 후 위조 상품 여부를 직접 감정받는 '미스터리 쇼핑'을 업계 최초로 시행하고 있다"며 "협력 상표권자나 감정 기관을 통한 판정을 받고 있으며 현재 전담팀을 두고 가품 판매 최소화를 위해 앞장서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소비자들은 가품 판정 결과를 제출한 뒤에도 고객센터로부터 환불이나 분쟁 조정 등 실질적인 해결이 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피해액이 클 때는 경찰에 직접 신고하기도 하지만 소액 피해는 대응에 드는 시간과 노력이 피해액 대비 커서 사실상 소비자가 손실을 떠안은 채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일부 소비자는 온라인몰 고객센터에서 "구매자가 주의했어야 한다"는 식의 대응에 오픈마켓 운영 사업자가 중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행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제20조는 통신판매중개자의 의무와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법은 통신판매중개자가 온라인몰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만이나 분쟁에 대해 원인과 피해를 파악하고 해결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따라서 가품 혹은 위조 의심 상품 판매 정황과 관련해 판매자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반품 및 환불 절차를 안내해야 한다. 반복적으로 가품 혹은 위조 의심 상품 판매 신고가 제기되는 판매자는 제재 등 조처해야 한다.
다만 분쟁 해결 의무 자체가 구매 대금 배상 의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자상거래법상 오픈마켓에서 정품으로 광고해 가품을 판매한 경우 일차적인 환불 등 책임은 입점 판매자에게 있다. 소비자는 상품을 공급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 또는 가품인 것을 인지한 날로부터 30일 이내 청약을 철회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반품 비용 역시 온라인몰이 아닌 판매자에게 부담할 책임이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