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는 일부 사업지의 잠재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만큼 향후 수익성이 회복되면 경영평가액과 시평 순위도 다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4일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올해 시공능력평가액은 9조3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5% 감소했다. 시평 순위는 지난해 4위에서 두 계단 하락한 6위를 기록했다.
DL이앤씨는 2023년 6위로 빅5에서 밀려난 뒤 이듬해인 2024년 5권에 재진입했다. 지난해에는 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 다시 6위로 내려가면서 3년 만에 빅5에서 탈락했다.

올해 평가에서 DL이앤씨는 시평액을 구성하는 공사실적과 경영평가, 기술능력, 신인도 등 4개 평가액이 모두 줄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항목은 경영평가액이다. 경영평가액은 지난해 5조8739억 원에서 올해 4조950억 원으로 30.3% 감소했다. 감소액은 1조7788억 원으로 전체 시평액 감소분 2조1831억 원의 81.5%를 차지한다.
경영평가액은 실질자본금과 재무상태를 평가한 항목이다. 차입금 의존도와 이자보상비율, 자기자본비율, 매출순이익률, 총자본회전율 등이 반영된다.
DL이앤씨의 경영평가액은 크게 줄었지만 전체 건설사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전체 시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5.3%에 달한다. 재무 체력 자체는 여전히 업계 최상위권인 셈이다.
공사실적평가액은 지난해 2조7791억 원에서 올해 2조6545억 원으로 4.5% 감소했다. 평가 순위는 전체 건설사 중 9위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경영평가액 2위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공사실적 순위를 보완했다. 올해는 경영평가액까지 1조7000억 원 넘게 줄면서 빅5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기술능력평가액은 1조3346억 원에서 1조1479억 원으로 14% 감소했다. 신인도평가액도 1조2307억 원에서 1조1377억 원으로 7.6% 줄었다.
경영평가액 감소에는 매출과 수익성 저하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매출은 5조3071억 원에서 4조7501억 원으로 10.5% 줄었다. 영업이익은 13.6%, 순이익은 50.8% 감소했다.
공사실적 약화에는 주택과 토목 부문의 외형 축소가 반영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7조4024억 원으로 전년 8조3184억 원보다 11% 감소했다.
주택 매출은 21.1%, 토목 매출은 25% 줄었다. 플랜트 매출은 18.2% 증가했지만 주택과 토목 부문의 감소분을 만회하지 못했다.
수주잔고도 줄었다. DL이앤씨의 수주잔고는 2024년 말 30조1778억 원에서 지난해 말 28조4831억 원으로 5.6% 감소했다. 특히 플랜트 수주잔고는 4조7249억 원에서 2조5012억 원으로 47.1% 줄었다.
지난해 신규 수주는 9조7515억으로 전년보다 2.9% 증가했다. 다만 2023년 14조8894억 원과 비교하면 34.5% 적다. 토목 신규 수주는 전년 대비 15.1%, 플랜트는 58.2% 감소했다.

DL이앤씨가 수익성을 우선해 사업을 선별적으로 수주한 결과다. 선별 수주 전략은 수익성 개선에는 기여했지만 시평에 반영되는 외형과 공사 물량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DL이앤씨는 순위 하락에도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공공 토목에서는 단독 참여나 경쟁 강도가 낮은 턴키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확보된 공사를 선별한다.
주택 부문은 공사비 전액 확보가 가능한 공공사업과 분양 위험이 낮은 민간사업을 공략한다. 서울과 수도권 핵심 도시정비사업에도 수주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와 오피스 등 비주택 건축사업도 확대한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발주 가능성과 수익성을 따져 사업에 참여한다. 원자력과 소형모듈원전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올해 연결 기준 신규 수주 12조5000억 원과 매출 7조2000억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3조5282억 원으로 연간 목표의 49%를 채웠다.
매출 진도율은 절반에 가까웠지만 지난해 상반기보다 7.1% 감소했다. 수익성 중심의 수주 기조를 유지하면서 공사 물량과 외형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시평 빅5 재진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일부 사업지의 잠재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면서 경영평가액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며 “지난해 대손 반영을 상당 부분 마무리한 만큼 향후 수익성이 회복되면 경영평가액과 시평 순위도 다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