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는 2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9월 4일 1차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지난 4월 사측과 교섭을 시작한 이래 7월 두 차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쳐 31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대부분 수용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1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찬성율 96.05%로 가결돼 쟁의권을 확보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 뒤 9월 4일 광화문에서 총파업 투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노조가 28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9월 4일 1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사진-이철호 기자]](/news/photo/202608/762479_317196_402.jpg)
금융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4.5일제 도입을 통한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으로 금융산업의 생산성과 업무 효율이 향상된 가운데 이러한 성과를 근로시간 단축으로 나누고 새로운 일자리로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2002년 금융권이 주5일제를 시작할 당시에도 국민 불편과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으나 이후 주5일제가 대한민국 전체 산업으로 확산됐고 국민에게 '주말이 있는 삶'을 만들어 줬다"며 "(주4.5일제를 통해) 노동자에게는 재충전과 돌봄의 시간을, 청년에게는 더 많은 일자리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무시간 단축에 따른 금융소비자 불편에 대해서는 '찾아가는 금융서비스' 확대로 해소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청년들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는 것이 금융노조의 설명이다.
양민호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금융기관의 청년인턴 제도를 확대하고, 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무빙뱅크·스마트워크센터 등을 확대해 새로운 직무를 창출하고 이를 청년 일자리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기관과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금융노조는 반발에 나섰다.
빠르면 25일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안건으로 상정될 것으로 알려졌던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관련 안건은 10월 이후로 논의 시기가 연기됐으나 금융노조는 이전 논의가 완전히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위원장은 "2016년 박근혜 정부가 무리하게 공공기관 성과 연봉제를 단행할 때 금융노조는 총파업으로 투쟁에 나섰고 이는 정부 지지율 하락에 이은 탄핵의 도화선이 됐다"며 "이번에도 정치 논리를 앞세워 금융기관 지방 이전을 강요한다면 정부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며 향후 선거에도 그 결과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부위원장도 "정치적 포풀리즘에 의한 무분별한 지방 이전을 저지하고 노동자의 생활권 파괴와 금융 경쟁력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노사 사전 합의 및 통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민간 조직인 협동조합까지 이전을 압박하는 것은 심각한 자율성 침해"라고 말했다.
금감원·예금보험공사 노조를 비롯한 금융기관·협동조합 노조도 지방 이전에 반발하는 가운데 금융노조는 이들 노조와도 협력할 의사를 내비쳤다.
윤 위원장은 "아직은 같이 연대하거나 구체적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으나, 금융기관들이 필요에 의해 서울에 있어야 하는 점, 본점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발생하는 이전 비용, 문제점에 대해 같이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감원의 지방 이전 시 이전비용, 수검기관과의 왕래 과정에서의 비용 증가분을 은행이 감당하게 돼 이중적 부담을 지게 되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금감원 노조의 협력 요청이 오면 논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당초 임금 8% 인상을 요구하다 제4차 교섭에서 임금 인상 요구를 6%로 낮추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반면 사측은 2.5% 인상안을 제시한 후 이를 유지하고 있어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윤 위원장은 "영업점 점포 폐쇄 등으로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며 성과를 만들어 온 것은 현장의 금융노동자들"이라며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더 많은 몫을 가져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노동의 가치가 물가와 경제성장에 맞게 정당하게 평가돼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라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이외에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선 △예상 감소 인원의 30% 이상을 신입 공개채용으로 충원하는 등의 청년 채용 확대 및 청년 지원 패키지 마련 △금융당국이 운영 중인 ‘은행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의 단체협약 수준 격상 △미스터리쇼핑 제도 폐지 및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