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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의 그늘-다크패턴 ㉞] 무료 체험으로 유인하고 한 달 뒤 덜컥 정기 결제…교묘한 '숨은 갱신'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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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의 그늘-다크패턴 ㉞] 무료 체험으로 유인하고 한 달 뒤 덜컥 정기 결제…교묘한 '숨은 갱신' 성행
통신·배달·음원 등 소비자 생활 밀접 분야서 성행
  • 이예원 기자 wonly@csnews.co.kr
  • 승인 2026.08.25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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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계가 마케팅과 민원 처리, 상품설계, 내부통제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반에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가히 AI 광풍이라 부를 정도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AI 활용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AI 활용으로 인한 편리함 뒤에 교묘한 알고리즘으로 소비자를 조정하고 피해를 양산하는 일도 현실이 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2026년 창간 20주년을 맞아 AI가 몰고올 소비자 생태계 변화와 혼란을 진단하는 연중 기획 시리즈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혜택이라는 안내에 서비스로 생각하고 썼는데 무료 체험 이후 가격이 부과되는 줄 몰랐어요."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인지하지 못한 채 뜬금없이 부과되는 요금에 황당함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다크패턴 유형 중 하나인 '숨은 갱신'이 통신과 유통 등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숨은 갱신'은 무료 체험이나 할인 혜택이 끝난 뒤 소비자의 별도 동의 없이 계약이 자동 연장되거나 유료 서비스로 전환되도록 설계한 방식이다. 

사업자들은 자동 갱신 여부와 전환 시점, 결제 금액, 해지 방법 등 핵심 정보를 상품 설명 및 약관 하단에 작은 글씨로 표시해 소비자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LG유플러스 'VIP콕' 혜택 중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무료 이용권은 이용 기간이 끝난 뒤 유료 구독으로 자동 전환될 수 있다. 교보문고 샘(SAM) 등은 자동 유료 결제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 
▲LG유플러스 'VIP콕' 혜택 중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무료 이용권은 이용 기간이 끝난 뒤 유료 구독으로 자동 전환될 수 있다. 교보문고 샘(SAM) 등은 자동 유료 결제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 
LG유플러스는 VVIP·VIP 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매월 한 가지 혜택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VIP콕'을 운영하고 있다. 등급은 요금제에 따라 상이하다. VIP콕에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교보문고 샘(SAM), 리디셀렉트 등 정기 구독형 유료 서비스에 대한 1개월 이용권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은 이용자가 정기결제 수단을 등록할 경우 무료 이용 기간이 끝난 뒤 유료 구독으로 자동 전환된다. 소비자가 별도로 결제 연장 의사를 표시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등록한 결제 수단을 통해 이용료가 청구되는 구조로 숨은 갱신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교보문고 샘과 리디셀렉트는 1개월 혜택 후 무료 이용권 기간이 종료될 때 유료 결제 전환이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KT 역시 'VVIP·VIP 초이스'라는 이름으로 등급별 구독 혜택을 운영한다. 고객은 여러 혜택 가운데 밀리의서재를 선택해 등급에 따라 1~3개월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해당 구독권은 무료 이용 기간이 끝나면 자동 종료되며 유료 구독이나 정기결제로 이어지지 않는다. SKT텔레콤 'VIP PICK'는 구독형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쿠폰은 제휴사와의 협업으로 운영된다"며 "유플러스는 1개월 무료 이용권을 혜택으로 제공하고 이후는 제휴사 방침을 따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요기요 멤버십 '요기패스X'에서 진행하는 6개월 무료 이용 프로모션은 정기 결제 수단을 먼저 등록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는 문구가 눈에 띄지 않게 적혀 있었다. 
▲요기요 멤버십 '요기패스X'에서 진행하는 6개월 무료 이용 프로모션은 정기 결제 수단을 먼저 등록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는 문구가 눈에 띄지 않게 적혀 있었다. 
요기요에서 운영하는 구독형 유료 멤버십 '요기패스X'는 가입 시 6개월 무료 이용 프로모션을 혜택으로 제공한다. '구독 시작하기' 버튼은 선명한 색과 유저 인터페이스(UI)로 제시됐지만 유료 전환 및 자동결제 조건은 연한 회색 등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게 안내하고 있다.
 
▲네이버 현대카드 이용 실적을 채우지 못한 달마다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정기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졌다. 사진=제보자 제공
▲네이버 현대카드 이용 실적을 채우지 못한 달마다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정기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졌다. 사진=제보자 제공
네이버 현대카드는 전월 이용 실적에 따라 네이버페이 포인트 추가 적립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다.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카드 이용 금액이 30만 원 이상이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받을 수 있다.

멤버십을 사용할 경우 무료에서 유료 서비스로 자동 전환되는 과정에서 별도로 동의 안내는 이뤄지지 않는다. 요금은 사전에 멤버십 정기결제 수단으로 등록된 카드로 결제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네이버 현대카드 이용 고객 대상으로 전월 실적 달성 시 네이버플러스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데 카드 발급 당시 '실적 미달 시 월 이용료 4900원 결제'에 대해 사전 안내 및 정기 결제 필수 동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이미 가입 단계에서 유료 결제 동의를 받고 있는 유료 서비스이며 카드사 혜택과 관련해서 실적 미충족 시 혜택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안내하고 있지만 이용자가 잘 인지할 수 있도록 보완할 수 있는 지점 있을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멜론·지니·플로 등 주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은 과거 '첫 달 무료 체험'을 앞세워 결제수단 등록을 유도한 뒤 무료 이용 기간 종료와 자동결제 전환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는 이 같은 무료 체험형 프로모션을 대부분 중단한 상태다.

대신 최근 음원 스트리밍 업계에는 '첫 달 100원' 또는 '5개월 0원 특가' 등 극소액을 결제하거나 첫 결제 정상가 이후 무료 이용권을 일정 기간 제공하는 형태의 프로모션이 자리 잡았다.

멜론은 최근 광고형 무제한 듣기 '스트리밍 라이트'를 론칭하면서 5개월 0원 특가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프로모션은 첫 결제를 정상가로 진행한 이후 2~5회차를 0원에 제공하고 이후 유료 정기결제가 부과되는 방식이다. 

지니의 스마트 음악감상 100원 프로모션 역시 1회차 정상가 결제 이후 2~3회차를 110원에 제공하고 4회차부터 유료 정기결제가 부과되는 방식이다. 플로의 첫 달 100원 프로모션은 첫 달 100원 결제 이후 2회차 결제부터 정상가가 부과된다.

무료 이용에서 소액 유료이거나 결제 순서를 바꾸는 등으로 마케팅 방식은 달라졌지만 이후 정상가로 자동 전환되는 방식은 그대로다.

특히 정상가가 부과되기 전 이용권 해지를 시도하면 추가 할인이나 별도의 특가 이용권을 다시 제시하는 방식도 상당수 플랫폼에서 확인됐다. 이용자의 해지 과정에서 새로운 할인 조건을 반복적으로 노출해 해지 결정을 되돌리도록 유도하는 이른바 '해지 방해형 다크패턴' 행위다. 

▲스포티파이는 3개월 0원 프로모션은 정기결제 수단을 먼저 등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3개월 0원 프로모션은 정기결제 수단을 먼저 등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3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제공할 때 정기결제 수단을 등록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기간이 지나면 별도 안내 없이 정기결제가 진행되는 다크패턴 행위를 고수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정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과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은 정기결제 금액이 인상되거나 무료 서비스가 유료로 전환될 때 소비자로부터 별도의 명시적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초 계약 과정에서 향후 유료 전환 가능성을 포괄적으로 고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정민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무료 등의 문구가 가입 과정이 아니라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초기 광고 단계에서 나타난다면 다크패턴보다 더 위험한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광고 규제 위반에도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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