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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분쟁 The50 ㉝] '국산' 칼 샀는데 '중국산'이 왔네…온라인몰 원산지 엉터리 표기, 고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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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분쟁 The50 ㉝] '국산' 칼 샀는데 '중국산'이 왔네…온라인몰 원산지 엉터리 표기, 고의인가?
플랫폼 업계 "고의 아닌 실수" 해명
  • 이예원 기자 wonly@csnews.co.kr
  • 승인 2026.08.20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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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환경 속에서도 통신·가전·유통·금융·플랫폼 등 각 업종에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고질적 문제들은 개선 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소비자고발센터를 통해 제기된 20년간의 방대한 민원을 통해 업종별 고질화된 문제점을 짚어보는 '소비자분쟁 The50' 연간 기획 시리즈로 진행한다. 고질적 민원의 원인을 분석하고 제도적 허점과 정책적 과제도 제시한다. [편집자주]

사례1 포항에 사는 이 모(남)씨는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업체에서 국산 스테인리스 칼을 구매했으나 도착한 상품 상자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적혀 있었다. 상세 페이지에 있는 상품 정보에서 '국산(인천광역시 동구)'라고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한 후 구매했지만 중국산 칼이 도착한 것. 판매자 측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네이버쇼핑에 도움을 청해 직권으로 구매 취소 처리를 돕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석연치 않았다. 김 씨는 "중국산 칼을 여러 번 써봤지만 쓸만하지 못해 국산임을 꼼꼼히 확인한 후 구매했는데 중국산이 왔다"며 "원산지 허위 판매 업체는 구매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제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사례2 서울에 사는 김 모(남)씨는 G마켓에 입점 업체의 칠레산 냉동 블루베리를 구매했는데 중국산이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에 따르면 구매 당시 제품명은 칠레산이라도 돼 있었지만 상세 페이지에 원산지 정보가 별도로 기입돼 있지 않았다. G마켓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상세 페이지에 '중국산'이라고 원산지 정보가 수정될 뿐 업체는 반품을 거부했다. 이후 김 씨는 업체 대신 G마켓 직권으로 환불을 받았다. 김 씨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다시 반품해야 하는 불편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사례3 광주에 사는 조 모(여)씨는 쿠팡에서 국내산 깐 녹두를 구매했다. 상품명에는 '국내산 깐 녹두'라고 표기돼 있었지만 구매 후 상세 페이지를 살펴보니 페루산 제품이었다. 쿠팡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원산지가 오등록됐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조 씨는 "상품명과 섬네일 사진까지 국내산 깐 녹두로 돼 있었는데 국산이 어떻게 페루산으로 둔갑할 수 있느냐"라고 토로했다.

온라인몰에서 상품 정보에 표시된 원산지와 실제 배송된 제품의 원산지가 다른 원산지 둔갑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상품 구매의 결정하는 중요한 정보인데도 엉터리로 혹은 눈속임으로 표기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부실한 표시 관리가 사실상 '기만적 판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산으로 등록된 공산품이 중국산으로 배송되거나 해외 농수산물이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등 피해 품목도 다양하다.

20일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따르면 △네이버쇼핑 △쿠팡 △G마켓·옥션 △11번가 △롯데온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공산품이나 농수산물 상품을 구매했다가 상세 페이지와 다른 원산지가 적힌 제품이 도착했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상품 정보에 '국내 제조'라고 표시돼 믿고 구매했지만 실제 배송된 제품은 중국산인 사례가 주를 이뤘다. 일부 제품은 상품 포장부터 한자만 표기돼 있어 소비자가 원산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다.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한 식품은 특정 국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악용한 사례들이 두드러졌다. '독일산' '미국산' 등으로 표시해 판매했지만 실제 제품은 중국산이나 베트남 등 확연히 달라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다.

원산지는 가격이나 품질 등과 함께 소비자의 상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보다. 특히 특정 국가의 제품을 선택하거나 혹은 피하려는 소비자에게는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직접적인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실제 상품과 다른 정보를 상세 페이지에 기재할 경우 합리적인 구매 판단을 저해한다. 

문제는 온라인 거래 특성상 소비자가 상품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소비자는 판매자나 입점 업체에서 상세 페이지에 입력한 상품 정보를 토대로 구매를 결정하게 되지만 원산지가 잘못 기재돼 있어도 배송받은 뒤 현품 포장이나 라벨 등을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이를 알아채기 어렵다.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한 이후 판매자가 상세 페이지의 원산지 정보 등 상품 정보를 수정하는 사례도 있다. 이 경우 소비자가 구매 당시 어떤 정보가 상세 페이지에 어떻게 제공됐는지 사후 확인하거나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온라인몰에 판매되는 상품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에 따라 제조국과 원산지 등 정보를 표기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등 처분을 받을 수 있지만 단순한 표시 오류인지, 소비자를 기만할 목적이 있었는지에 따라 제재 수위가 달라질 수 있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선제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플랫폼 관계자들은 "원산지 등 상품 정보를 명확하게 기재해야 한다는 것을 판매자 회원 가입 약관 등에 명시한다"며 "위반 사례를 발견한 경우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수정 요청부터 판매 제한 등 필요한 조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소비자를 속이려던 것은 아니지만 상품 정보 등록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오표기 문제가 간혹 발생한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품목이 다양한 만큼 품목마다 적용되는 원산지 표기 관련 규정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칼 등 공산품은 대외무역법상 관세청 고시 '원산지표시제도 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른다.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은 '건강식품의 표시기준' 및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라 소재지(원산지)나 유전자 변형 여부를 표시해야 한다. 

이같은 규정은 제품이나 직접 판매자에 대한 표시 의무를 규정할 뿐 온라인 플랫폼이 판매 상품의 원산지 표시를 제대로 관리·검증해야 할 책임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4일까지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원산지표시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입점 판매자에게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제도와 관련한 사항을 고지하도록 하는 의무가 신설됐다.

구체적으로 원산지 표시 대상 농수산물과 가공품의 범위 및 표시 방법, 거짓 표시 금지 사항과 위반 시 제재 등을 통신판매중개 의뢰자에게 알리도록 했다. 농식품부는 개정 시행령을 올해 10월22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정부가 온라인 유통 과정에서 원산지 표시 관리를 강화하고 이커머스 플랫폼 등 중개업자에도 관련 제도 안내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판매자나 입점 업체가 등록한 원산지 정보가 실제 상품과 일치하는지를 사전에 확인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신속하게 바로잡는 장치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 단체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도 진행하고 현장 단속도 병행 중"이라며 "이번 원산지표시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의 취지는 쿠팡, G마켓, 배달의민족 등 통신판매중개업자들에게 고지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온라인상 원산지 표시 위반을 줄이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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