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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폼난다고? AS받으려면 쌍코피 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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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폼난다고? AS받으려면 쌍코피 터집니다
판매늘어도 AS센터 제자리...시간·돈 '밑빠진 독'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2.10.19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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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를 모는 소비자들의 AS스트레스가 도를 넘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면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서비스센터 확충 속도가 따라주지 못해 유지보수에 들이는 시간과 돈이 '밑빠진 독'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장 수리나 점검을 위해선 예약이 필수고 수리라도 받을라치면  어마어마한 부품비와 공임비에 질려버리게 된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지난 1987년 연간 판매량 10대로 출발해 올 9월 1만2천123대로 사상 최대에 달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10%를 넘어섰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높지 않다. 비싼 가격은 사전에 알고도 구매결정을 내렸지만 구입 이후 정작  AS 서비스에서 뒷통수를 맞기 일쑤기 때문. 수입차 협회마저 이를 인정하고 향후 회원사들에 AS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을 정도다.

◆ 서비스센터 1곳에 할당되는 차량 대수 4년 전보다 2.5배 이상 늘어

19일 현재 국내 주요 수입차별 서비스센터는 BMW 32개, 메르세데스 벤츠 27개, 포드 25개, 폭스바겐 21개, 렉서스 21개, 아우디 19개, 닛산 19개 등 290여개 정도다.

올 들어 9월까지 판매를 기준으로 서비스센터 1곳당 할당되는 차량 대수는 토요타 891대, BMW 674대, 폭스바겐 601대, 아우디 592대, 벤츠 567대, 혼다 361대 등이다.

이는 4년 전인 2008년(9월 기준)과 비교했을 때 2.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당시 BMW와 벤츠의 할당 대수는 238대와 308대로 올 9월까지 각각 2.8배, 1.8배 늘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역시 278대와 251대에서 2.2배 2.4배 가량 많아졌다.

수입차업체들의 무심한 AS서비스를 방증한다.


실제로 BMW의 경우 같은 기간 판매가 6천900대에서 2만1천559대로 3배 이상 늘었지만 서비스센터 개수는 고작 3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우디 역시 3천767대에서 1천1천248대로 3배 판매가 증가했지만 서비스센터 개수는 4개만 늘어났을 뿐이다. 전체 수입차 시장은 5만대에서 9만5천대로 2배 가량 늘었다.

혼다와 볼보의 경우 2008년 9개와 15개던 서비스센터 수가 현재 8개와 12개로 되레 줄었다. 포드도 2개 줄었다.

BMW를 비롯해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렉서스, 혼다, 포드, 볼보 등 판매 상위 업체의 서비스센터 1곳당 평균 할당 대수도 2008년 370대에서 현재 400대로 증가했다.


◆ 수입차 AS '삼만리'.. 대기시간 짜증, 수리비 '피박'

서비스센터 확충이 더디다보니 제대로된 AS는 애초부터 기대난.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시키기 위해 통상 2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도 걸린다.

수리 기간도 만만치 않다. 부품이 당일 수급되는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의 경우 재고 유지의 문제로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길면 몇주간 기다리기도 한다.

주요 부품의 가격과 공임비도 국산차와는 비교불허다.

보험개발원의 분석에 따르면 수입차 부품가격은 국산차보다 5배 이상 비싸다. 평균 수리비는 약 3.5배 가량 높다.

중형세단인 BMW 320d와 벤츠 C200의 경우 앞뒤 범퍼 부품가격은 개당 120만원에 이른다. 헤드램프 1개를 바꾸는데 드는 비용도 100만원이 넘어간다. 반면 쏘나타의 경우 범퍼 교체 비용이 30만원 이하다. 헤드램프 역시 15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수입차 전면 평균수리비는 1021만원으로 국산차 182만원보다 5.6배 높았다. 후면 평균수리비도 435만원으로 국산차 93만원 대비 4.7배 비쌌다.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접수된 AS불만 관련 수입차량 사진.


서울에서 벤츠 S500을 모는 박 모(남)씨 역시 지난 7월  고장 난 에어컨 점검 및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를 몇 차례 찾았고 4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고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불만을 토했다.


지난 7월부터 2달여 동안 6차례나 서비스센터를 드나들었고 한번 입고할때마다  수십만원에서 100만원 가까운 비용이 청구됐다. 많게는 250만원까지도 내야 했다. 에어컨을 고치기 위해 이것저것 점검한 비용이 무려 420여만원이나 들었다는 것.


국산 경차를 타는 김모씨는 최근 주차하다 실수로 옆 자리의 고급 수입 SUV 뒷부분을 긁었다가 '쌍코피 터졌다'며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하소연했다. 공식 AS 센터에서 내놓은 수리비 견적만 1288만원. 긁힌 뒷문을  통째로 바꾸는 가격이다.  수리기간도 20여일이 걸려 결국 김씨가 가입한 보험사는 수리기간 동안 피해자가 이용한 렌터카 비용까지 합쳐 모두 1700여만원 돈을 내줘야 했다.


다행히 보험처리됐지만 내년 김 씨의 차 보험료에는 어마어마한 할증이 예상되고 있다.

수입차 업체마다 제 각각인 공임비용도 소비자 신뢰를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수입차 각 사 평균 공임은 메르세데스 벤츠 6만8천원, BMW 6만원, 아우디·폭스바겐 5만5천원 등으로 달랐다. 수입차 업계의 제 각각이고 비싼 수리비용은 국산차의 견적프로그램(AOS)과 같이 신뢰성 있는 보험 및 정비와 관련한 수리비 산정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수입차의 합리적인 수리비 산출을 위해 국산차와 같은 공통 견적 시스템이 조속히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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