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삼수'끝에 잡은 KT의 10구단, 구원투수일까? 상투꼭지일까?
상태바
'삼수'끝에 잡은 KT의 10구단, 구원투수일까? 상투꼭지일까?
  • 김아름 기자 armijjang@csnews.co.kr
  • 승인 2013.01.14 0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T의 제 10구단 창단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삼수'끝에  기회를 잡은 KT의 5년에 걸친 야구단 창단 우여곡절이  새삼 화제를 낳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0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에서 수원-KT가 전북-부영을 앞선 것으로 발표되자 내부적으로 창단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이미 농구단(KT 소닉붐), 프로게임단(KT 롤스터), KT 사격 선수단, KT 여자하키 선수단 등 다양한 종목에 팀을 갖고 있는 친(親)스포츠 기업이다.

KT의 장기적이고 다양한 스포츠 구단 운영이 이번 10구단 선정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BC카드, 금호렌터카 인수, 스카이라이프 편입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을 꾀하며 야구단창단도 결정했다"며 "이를 통해 'KT는 통신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700만 관중을 돌파하고 NC 소프트의 창단으로 10구단에 대한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이  KT가 프로야구를 통해 기업이미지를 쇄신하기에 적기라는 판단이다.

일단 제반 상황도 우호적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소문난 야구광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KT가 사기업처럼 오너 경영체제는 아니지만 경영자가 굳건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이 회장은 10구단 창단 최종 프레젠테이션과 수원야구장 증축 리모델링 기공식에 직접 참여하며 야구단 창설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1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던 야구발전기금에 200억 원이라는 거액을 써낸 것도 이 회장의 결심으로 해석된다. KT가 이미 한 번의 실패를 겪고 많은 비난을 받았기에 확실하고도 직접적인 방법으로 KT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통신 라이벌인 SK와 LG가 모두 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KT가 야구단을 고집한 이유가 됐다.

스포츠의 라이벌 구도만큼 건전하면서도 폭발력 있는 홍보는 흔치 않다. KT는 ‘통신사 더비’ '지하철 더비'등 라이벌 마케팅을 최대한 활용해 팬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KT가 타이밍을 놓쳐 생각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08년 KT가 현대 유니콘스의 인수를 포기했을 때 인수금 60억 원에 연고지 보상비 54억원을 더해 총 114억 원을 제안 받았었다.

그나마 막판에는 연고지 보상비까지 빼고 인수금 60억 원만 내라는 제안까지 나왔다. 지출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사외이사들이 반대 했고 내부적 문제도 겹쳐 결국 인수는 불발되고 센테니얼이 현대를 챙겼다. 센테니얼은 총 120억 원을 내고 현대를 인수했다.

기회는 한 번 더 있었다.

2011년 1월 제 9구단의 창단은 NC 소프트의 단독 신청으로 끝났다. 이 때 NC 소프트가 쓴 돈은 가입금 30억, 야구발전기금 20억, 예치금 100억 원 등 총 150억 원이었다.

정확히 2년 후 KT가 낸 돈은 야구발전기금만 200억 원이다. 아직 가입금과 예치금은 정해지지도 않았다. 주식에 비유하자면 ‘발바닥에서 살 기회를 놓치고 상투에서 산 셈’이다.

KT 관계자는 “2008년의 인수 무산은 다른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었고 9구단 창단 때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판단이었다”며 “통신 외 사업으로 확장을 하면서 야구단 창단 의사가 더 강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주변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단순비교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첫 번째 기회에서는 발을 뺐다. 두 번째는 아예 발을 담그지도 않았다. 세 번째에서야 비로소 잡은 프로야구 '동아줄'이  KT에 새 구원투수가 될 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KT 제공, 사진설명:왼쪽부터 이재율 경기도 경제부지사,
KT 이석채 회장, 염태영 수원시장, KBO 양해영 사무총장>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아름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