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권오현)가 세계 태블릿PC 시장에서 최근 1년 새 무서운 속도로 애플을 따라 잡고 있다. 작년 2분기만 해도 세계 태블리PC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던 애플 점유율이 30%대 초반으로 떨어진 반면, 삼성전자는 1년 전 7%대에서 단숨에 20%에 육박하며 가파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2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시장조사기관 IDC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와 애플의 태블릿PC시장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2분기 52.7%포인트에서 올해 2분기 14.4%포인트로 푹 줄었다.
이 기간 중 애플의 점유율은 60.3%에서 32.4%로 반토막 난 반면, 삼성전자는 7.6%에서 18%로 2배 넘게 늘었다.
올 상반기에 전세계적으로 태블릿PC 9천430만 대가 팔려 전년 동기 4천850만 대에 비해 판매량이 94%나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애플의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전자가 1년 사이에 판매량을 1천250만 대(284%)나 늘리는 동안, 애플은 고작 530만 대를 늘리는 데 그쳤다.
또 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는 아수스의 경우 올 상반기 판매량이 470만 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배 가량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3%에서 올 2분기 4.5%로 1.5%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와 아수스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2분기 4.3%포인트에서 올 2분기 13.5%포인트로 크게 확대됐다.
삼성전자가 아수스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애플과 양강체제를 굳혀가는 모습이다.
이는 삼성전자는 이 기간 ‘갤럭시탭’과 ‘아티브’ 등 다양한 신형 태블릿PC를 출시한 반면, 애플은 ‘아이패드5’ 출시가 지연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현재 가장 큰 차이점은 자신감”이라며 “삼성은 갤럭시 시리즈의 대성공에 힘입어 태블릿PC 시장에서도 자신 있게 도전장을 내민 반면, 애플은 스티븐잡스 사망 후 출시한 제품들이 하나같이 시장에서 혁신성이 떨어진단 평가를 받음에 따라 신제품 출시는 물론 출하량도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 태블릿PC의 판매량이 아직까지 애플의 절반 수준인 만큼 애플을 완전히 따라 잡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갤럭시 S 및 S2’와 함께 ‘갤럭시탭 10.1’에 대한 수입금지 최종 판정을 내려, 오는 10월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ICT의 수입금지 결정에 따라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조만간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수입금지 제품이 모두 구형인 만큼 수익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