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대표 나세르 알 마하셔)의 '한우물 파기'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가 500대 기업 평균치를 크게 밑도는 9%에 불과하고, 정유업계 내에서도 가장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Oil의 올 1분기 말 차입금은 1조 1천647억 원으로 총자산 12조 8천983억 원의 9%에 불과했다. 이같은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1분기 5.3%보다 3.7%포인트 상승한 것이지만, 국내 500대 기업 평균치인 29.5%에 비해서는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차입금의존도는 장·단기 차입금과 사채 등을 포함한 차입금을 총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보통 차입금의존도가 30% 이하면 기업 경영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차입금의존도를 낮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국계 대주주가 무리한 외형확장을 꺼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Oil 차입금의존도가 낮은 데 대해 한 증권사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등과 비교할 때 S-Oil은 배터리 등의 사업을 확장하지 않고 사업구조를 단순하게 가져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주주가 외국계(사우디아람코)다보니 사업운영에 제한을 두면서 과도한 부채를 안고 투자를 진행하지 않으며, 신규투자를 하더라도 현금 범위 안에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차입 여력도 충분하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S-Oil은 최대 2조원의 신규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신규설비 건설기간이 약 3년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설비투자비 증가규모는 약 7천억 원으로 예상된다.
S-Oil의 과거 5년 평균 영업현금흐름은 2천500억 원으로 여전히 회사의 차입금 비율이 60%대에 불과해 추가적인 차입 여력도 충분하다는 게 권 연구원의 평가다.
한편 S-Oil의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1분기보다 약 4천210억 원이 늘었다. 이에 대해 회사측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말 운영자금과 기존 회사채 상환을 목적으로 5천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라며 "발행한 회사채 중 3천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1천 억 정도는 상환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