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 카드납부를 '보장성 보험'만 가능하도록 하는 등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4곳 중 6곳은 설계사를 통해 매월 카드 승인을 요청토록 처리하는 경우가 있어 불편함 초래는 물론 개인정보 관리상의 구멍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설계사가 가입자 동의 절차 없이 승인 요청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 14곳 중 저축성 보험과 보장성 보험 모두 1회 등록만으로 신용카드 자동이체를 허용하는 곳은 메리츠화재(대표 김용범), 한화손해보험(대표 박윤식), 흥국화재(대표 문병천) 등 6곳 뿐이었다.
모든 보험상품에 대해 카드납을 허용한 손보사 중에서도 일부 손보사들은 매월 고객이 일일히 결제요청을 해야 했다.
롯데손해보험(대표 김현수)와 MG손해보험(대표 김동주)은 계속 보험료 납입 시 고객이 보험사 고객센터 또는 담당 설계사에게 매월 연락해 결제 승인요청을 해야 했다. 동부화재(대표 김정남)는 설계사에게 연락하거나 소비자가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KB손해보험(대표 양종희)은 매월 보험료 카드결제 승인 시 고객에게 확인 연락 후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반면 삼성화재(대표 안민수)와 현대해상(대표 이철영·박찬종) 등은 매월 고객 의사 확인 후 결제 승인을 하는 시스템이다.
◆ 보장성 보험만 카드납 허용 4개 사, 대형사 속속 합류
한편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저축성 보험료에 대한 카드납 불가 방침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기준으로 국내 손보사 중 저축성 보험 카드납이 불가능한 곳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농협손해보험(대표 이윤배), 더케이손해보험(대표 황수영)까지 총 4개 사다.
현대해상은 지난 10월부터 저축성 보험 카드납이 중단됐고 KB손보 역시 23일부터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 신규 가입건에 대해 카드납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부 손보사들은 카드납 대신 다른 부분에서 고객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대해상은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한 고객은 현재도 저축성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할 수 있고 더케이손해보험 역시 NH농협카드와 현대카드 결제 고객은 모든 보험상품 보험료를 카드 결제할 수 있어 타사와는 조건이 달랐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현재 보장성 보험만 카드납이 가능한대신 은행 자동이체를 타사보다 일찌감치 시작하는 등 고객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보험업계에서는 저축성 보험에도 카드납을 의무화하는 것이 '빚을 내서 저축을 하는 격'이 돼 저축성 보험까지 카드납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저금리 기조에서 보험사들의 자금 운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평균 2~3%에 달하는 카드 결제 수수료까지 부담하기에는 여력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생보사는 25곳 중 9개사가 전면 카드이체를 차단한 반면 손보사는 보장성보험에 한해서는 모두 카드이체를 허용하고 있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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