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 금리는 주로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으로만 가입 가능한 비대면 상품이었다. 고객층이 상대적으로 두터운 6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IBK기업은행을 제외하면 정기예금상품 금리가 모두 연 1% 미만이었다.
22일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으로 국내 은행 정기예금 상품 49개 중 기본금리 기준 연 1%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전체의 29%에 불과한 14개에 그쳤다. 나머지 35개 상품은 연 1% 미만의 금리가 제공됐다. 우대금리 기준으로는 33개 상품이 연 1% 이상 금리를 제공했다.
연 1%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 중 다수는 인터넷뱅킹 또는 스마트뱅킹으로만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상품이다.
기본금리 기준 가장 금리가 높은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은 연 1.3% 금리를 제공했는데 인터넷킹과 스마트뱅킹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과 수협은행 '헤이 정기예금'(이상 연 1.2%), 광주은행 '쏠쏠한마이쿨예금'(연 1.1%)도 스마트뱅킹 전용 상품이다.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가입할 수 있는 정기예금 상품 중에서는 한국씨티은행 '프리스타일 예금' 금리가 1.1%로 가장 높다. 영업점과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등 모든 채널에서 가입할 수 있다. 신규 가입 기준 5000만 원 이상 가입 시 우대금리 0.05%포인트가 가산된다.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6대 은행 중에서는 스마트뱅킹 전용상품인 기업은행 'IBK D-DAY통장'이 연 1.08%로 가장 높다. 신한은행 '미래설계 크레바스 연금예금'과 하나은행 '하나원큐 정기예금'이 연 0.9%에 불과하다. NH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 II'(연 0.84%), 우리은행 '우리 SUPER정기예금'(연 0.6%)도 0%대 금리에 그쳤다.
◆ 저금리 기조 장기화 최근 추가 인하도...일부 은행 특판 등 나서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5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마지막으로 인하된 이후 소폭 하락하거나 유지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15일부터 '우리 SUPER 정기예금'과 '시니어플러스 우리예금' 금리가 추가 인하되는 등 추가 인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매력적인 금리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지난해부터 주가지수 상승에 따라 은행 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되면서 은행 정기예금의 메리트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다.
은행 입장에서도 고객들에게 높은 금리를 제공해주고 싶지만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고심 중이다.
게다가 시중은행 신용대출, 전세자금 대출 규모가 급증해 은행들이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예대율 관리를 위해 수신금리 인상을 주저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은행들이 수익성 저하 우려로 당장의 금리 인상은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빅이벤트 없이는 정기예금 금리는 비슷하거나 인하하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일부 은행들은 증시로 이탈하는 자금을 회수하고 수신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종전 연 1%에서 1.20%로 0.2%포인트 인상했고 대구은행은 같은 날 지점 전용상품으로 최대 3억 원까지 예치할 수 있는 특판 정기예금(연 1.15%)을 선보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당분간 없을 가능성이 높고 대출규제로 인해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예금을 유치할 요인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부 특판 이슈는 가능하겠지만 대형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현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