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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가격 올린 교촌, 치킨 연쇄 인상 촉발할까?...4년 전엔 당국에 백기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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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가격 올린 교촌, 치킨 연쇄 인상 촉발할까?...4년 전엔 당국에 백기투항
대표 서민음식, 가격 관련 정부·여론 옥죄기 심해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11.22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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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F&B(대표 소진세)가 7년 만에 교촌치킨 가격을 8.1% 올린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원재료 물가가 치솟으면서 수익성 악화가 심화된 데 따른 조치다. 

각종 수수료와 인건비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가맹점 수 기준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이 총대를 메면서 눈치만 보던 경쟁사들도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 2위인 bhc(대표 임금옥)와 3위인 BBQ(대표 윤경주)는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업체들이 몸을 사리는 것은 지난 2017년 물가당국의 개입으로 치킨업계가 가격인상을 철회해야 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지만 물가가 요동쳐도 치킨값은 못 올리는 '치킨업계 흑역사'가 재연될 지 관심이 쏠린다. 

◆ 허리띠 졸라매는 bhc·BBQ, 교촌이 총대 메도 "인상 계획 없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은 오는 22일부터 일부 신제품을 제외한 치킨 메뉴와 사이드 메뉴 가격을 조정하기로 했다. 

시그니처 메뉴인 교촌오리지날과 교촌허니오리지날, 교촌레드오리지날, 순살 메뉴는 각 1000원 인상된다. 원가 부담이 높은 부분육 메뉴인 교촌윙과 교촌콤보, 레드윙, 레드콤보, 허니콤보는 2000원 인상된다. 일부 사이드메뉴도 500원 오른다.

가맹점들의 수익성 악화가 가격 인상의 배경이 됐다. 배달앱, 배달 대행료 등 각종 수수료와 수년간 누적돼온 인건비 상승분, 역대급 물가 상승률로 인한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더해지면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치킨업계에는 인상 명분이 생긴 셈이다. 여기에 업계 1위인 교촌이 총대를 메면서 눈치만 보던 경쟁사들도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bhc와 BBQ 관계자들은 "원재료비(신선육 등) 상승 등 가격 인상 요건이 충분하나 당분간은 인상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양사의 마지막 치킨 가격 인상은 BBQ는 2018년 11월, bhc는 2009년 2월이다. BBQ는 시그니처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 가격을 2009년에 2000원 인상한 이후 9년을 동결해오다 최저임금이 대폭 올랐던 2018년 황금올리브치킨 등 3개 치킨 제품을 1000~2000원 올렸고 3년째 가격을 유지 중이다.

bhc도 해바라기 후라이드를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000원 올린 후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가격을 유지 중이다. 회사는 지난 2017년 치킨값 파동 당시 일시적으로 가격을 1000~1500원 내리기도 했다.

가격을 올리는 대신 허리띠를 졸라매는 심정으로 배달앱 수수료를 절감해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자사앱을 활성화해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절감하고 있다. 다만 배달 대행료와 최저임금이 지속 상승하고 있고, 끝난 줄 알았던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재유행하는 데다, 올리브오일·수입 닭사료마저도 작황이 나빠지면서 매우 비싸진 상황이다.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수익성을 개선하려 꾸준히 노력 중이나 쉽지 않다"고 말했다.

◆ "2017년 치킨값 파동 사태, 가격 인상과는 무관"

치킨업체들이 이처럼 가격인상에 조심스러운 것은 2017년 치킨값 파동 사태 때문이다. 당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많은 닭이 살처분되는 바람에 공급부족으로 닭고기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2017년 3월 BBQ가 모든 메뉴 가격을 9~10%(2000원) 올리는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치킨업계와 당국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BBQ의 가격인상에 농림축산식품부가 먼저 제동을 걸었다. 치킨값 인상을 막기 위해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를 거론한 것이다. 이로인해 BBQ는 가격 인상을 철회하게 됐다.

그러나 2개월 뒤인 5월 초 BBQ는 10개 제품 가격을 8.6~12.5% 폭으로 올렸다. 같은 달 교촌치킨도 6~7% 선에서 치킨 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6월 BBQ는 앞서 인상한 품목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에 대한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치킨업체간 가격인상 담합 조사에 착수했다. 결과적으로 교촌치킨, BBQ 등 가격 인상을 예고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일제히 철회했고 bhc는 한 달간 일시적으로 가격을 1000~1500원 인하하기로 했다. 

당시엔 생필품도 아닌 치킨이 '국민 간식'이라는 타이틀로 라면·짜장면과 함께 정부 물가관리 규제 대상에 오른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기존 제품 가격을 못 올리는 치킨업계가 신제품 가격을 비싸게 책정해 우회적으로 가격을 올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론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속앓이를 하던 BBQ는 치킨값 파동 이듬해인 2018년 11월에야 황금올리브치킨을 16000원에서 18000원으로 2000원 인상했다. 

BBQ 관계자는 "배달비 상승 등으로 인한 가맹점들의 수익성 악화로 2018년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는데 당시엔 정부 압박이 없었다. 다만 언론 등에서 기습 인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몹시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자체앱 회원을 늘리고 BBQ페이를 등록시키는 등 자체적인 수수료 절감 노력으로 제품가격 인상을 대체하고 있다"며 가격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7년 만에 이뤄진 교촌치킨의 가격인상이 치킨업계에 어떤 파급효과를 몰고 올 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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