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이용 소비자들은 ‘환불·교환’에 가장 많은 32.6%의 불만을 제기했다. 고객센터와 배송 항목에 대한 불만 비중도 두자릿수 비율로 높았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9개 이커머스의 민원 실태를 분석한 결과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나란히 민원 점유율 34%, 30.9%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그 외 7개 업체들은 모두 민원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쿠팡은 지난해 30조 원의 매출을 거둬 실적 규모가 9개사 전체의 80% 가량을 차지해 이에 비춰보면 민원 관리가 매우 준수하게 이뤄졌다고 평가돼 '2024 소비자민원평가대상'을 받았다.
SSG닷컴과 지마켓(G마켓·옥션)도 매출 규모에 비해서는 민원 점유율이 높지 않아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다. 다만 SSG닷컴과 지마켓(G마켓·옥션)은 매출 규모가 각각 1조5000억 원, 1조1000억 원 등으로 점유율로 따지면 차이가 크지 않지만 민원점유율은 SSG닷컴(3.5%)이 지마켓(8%)의 2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민원 관리에선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11번가도 매출 규모(8600억 원)로 5위인데 민원 점유율도 7.7%로 5위를 차지해 비례하는 수준을 보였다.
롯데온,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는 하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민원 관리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네 개 업체는 민원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매출도 1000억 원대로 점유율이 1%가 되지 않는 중하위권에 속한다. 규모에 비해 민원이 다발한다는 평가다. 네이버쇼핑도 매출 규모는 쿠팡의 뒤를 잇지만 민원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 민원 관리에서는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 환불·교환 갈등 빈번...품절로 취소 후 가격 인상 등 기만적 영업행태 기승
민원 유형별로 보면 이커머스 특성상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환불·교환’에 대한 민원이 32.6%로 가장 높았다.
냉장고 등 대형가전부터 안마기, 청소기, 블루투스 이어폰과 같은 소형 전자기기의 경우 상품의 포장을 뜯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반품, 교환이 거절되기 일쑤였다. 처음 작동했을 때 불량이거나 성능이 떨어져 이를 요구했을 때는 상품 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더더욱 받아들여지지 않아 업체와의 갈등이 커졌다. 이 때도 소비자 단순 변심으로 취급돼 반품배송비를 청구해 원성을 샀다.
의류, 잡화는 제품의 무늬, 색감 등 세세한 부분이 광고 이미지와 실물 간 차이가 커 교환·환불을 요청했지만 ‘단순 변심’으로 취급돼 불만이 쏟아졌다. 사과, 참외, 귤 등 과일은 썩고 무른 상태로 배송돼도 신선식품이라는 이유로 환불이나 교환을 거절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어 △고객센터△약속불이행 △배송 △품질(11.1%)도 불만이 두 자릿수 비중으로 소비자 민원이 다발하는 항목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고객센터(17.2%)에 불만을 제기하는 이유는 교환·환불, 배송 등 소비자가 판매자와 겪는 갈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특히 상담사가 알아본 뒤 언제까지 연락주기로 약속해놓고 이를 지키지 않아 소비자의 화를 돋웠다. 신속하게 해결이 안 되고 상담사도 매번 바뀌면서 고객센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일부 상담사는 잘못된 정보로 소비자에게 안내했다가 피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사은품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거나 '언제까지 특정 카드로 결제 시 할인 받을 수 있다'는 등이다.
△온라인몰의 특성에 따른 기만적 영업 행태는 약속 불이행(14.9%)에서 주로 나타났다. 할인율이 높은 제품을 구매했으나 재고 부족으로 품절 처리한 뒤 가격을 올려 다시 판매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판매이미지에는 1+1으로 돼 있는데 실제 혜택을 받으려면 옵션에서 별도로 선택하도록 하는 경우도 기만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라이브방송 형태의 판매 방식이 자리잡으면서 관련해서도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방송 중 상품 구매시 사은품을 증정하겠다는 안내와 달리 실제로는 조건을 붙여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라이브방송에서 이벤트에 당첨돼 명단에도 올랐으나 뒤늦게 발뺌하는 얌체 판매자들도 있었다. 일부 판매자는 전산상 오류로 사은품 제공이 잘못 노출됐다면서도 주문은 취소해주지 않는 행태로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배송(14.6%)은 주로 ‘지연’에 관한 내용이다. ‘당일배송’ '오늘 출발' 등을 전면에 내걸지만 배송이 제때 도착하지 않으면서 민원이 발생했다. 일부는 여러 개 상품을 주문했는데 그 중 일부가 누락되는 문제도 비일비재했다. 세제, 화장품 등은 상품 포장이 제대로 안 돼 배송된 상태를 보니 새어나오는 문제도 자주 발생하는 민원 중 하나다.
온라인몰들은 상품 배송이 완료된 후 며칠이 지나면 '구매확정'에 체크가 되는데 이 경우 반품이 쉽지 않다. 문제는 아직 받지도 못했는데 배송완료로 처리되고 곧 구매가 확정되면서 뒤늦게 분쟁이 발생하는 일이 속출했다.
이어 △허위광고(6.7%) △AS(1.4%) △해외직구 (1%) 순으로 불만이 제기됐다.
허위광고의 경우 가품에 대한 내용이 상당수다. '100% 정품 보장'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받고 보니 가품이었다는 불만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애플의 에어팟, 디올과 샤넬,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의 가방부터 의류, 화장품, 향수 등 종류도 다양하다.
판매시 사이트에 내걸었던 이미지와 딴판인 상품이 배송되거나 강조했던 기능이 없는 데 비롯됐다. ‘사생활보호’ 스마트폰 필름이 실제론 효과가 없다거나 100% 착즙 오렌지 주스라고 광고했으나 실제 상품에는 과즙 함량이 ‘25%’뿐인 경우도 있었다.
현재는 AS 역시 온라인몰의 책임이 아닐 수 있으나 소비자들은 구매한 플랫폼을 통해 상품의 AS를 해결하길 원하는 경우도 상당수였다. 특히 이름 있는 업체가 아닌 중소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 경우에는 연락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거나 AS 정책에 불만이 있어 구매처로 문의하는 경우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