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감사기구 관련 지표 준수율은 높은 반면 이사회 관련 준수율은 낮다. 특히 핵심지표를 공시하는 11개 계열사 모두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항목은 준수하지 않았다.
현대차(대표 정의선·무뇨스·최영일),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등 7곳이 준수 건수 12개로 많다.
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대상인 현대차그룹 비금융 상장사 11곳은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 가운데 평균 11.4건을 준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11.3건보다 소폭 늘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을 새롭게 충족했다. 현대로템은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항목을 새롭게 준수했다.
이노션은 11개에서 10개로 준수 건수가 줄었다. 현대비앤지스틸(대표 정일선·김성문)은 9개로 준수 건수가 가장 적다.
이노션은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항목이 준수에서 미준수로 변경됐다.
이노션 관계자는 “주주총회 개최 시 법정 소집통지 기한인 2주(14일)보다 앞당겨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최근 개최된 2회의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에게 4주 이상의 충분한 검토 기간을 확보해 드리지 못했다”며 “향후 주주총회 관련 정보 제공 시점을 더욱 앞당겨 실시할 예정다”고 말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을 새롭게 충족한 반면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항목은 미준수로 변경됐다.
현대비앤지스틸 관계자는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감사 관련 주요 사항을 협의하는 독립회의를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지난해 2분기에는 일정상 사유로 해당 회의를 개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핵심지표 가운데 전 계열사가 공통으로 준수한 항목은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현금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 책임자의 임원 선임 방지 정책 수립 여부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여부 등 7개다.
반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는 현대차의 모든 상장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상장사들은 모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 사외이사 의장 체제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높이고 경영진에 대한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주주권 보호 장치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2020년 3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이후 현재까지 의장직을 맡고 있다. 이전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21년간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기아는 2018년 3월부터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현재는 송호성 기아 사장이 2020년 6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규석 사장이 2023년 12월 대표이사 선임 이후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현대건설은 이한우 사장이 올해 1월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이규복 사장이 2023년 1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이사회 의장을 겸임 중이다.
현대제철은 이보룡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보룡 사장은 지난해 12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현대위아는 권오성 사장이 지난해 7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현대로템은 이용배 사장이 2020년 3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현재까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류석문 사장이 지난 3월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노션은 김정아 사장이 지난해 11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정일선 사장이 2005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20년 넘게 이끌고 있으며 현재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나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올해 4월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고 사외이사회 운영규정을 제정했다”고 말했다.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는 현대차그룹 상장사 11곳 모두 준수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모든 계열사들은 감사위원회 지원을 위한 별도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나 조직 구조상 경영진 산하에 위치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감사위원회 지원부서를 통해 감사위원회의 원활한 활동과 감사위원에 대한 제반 업무를 지원하고 있으며 감사위원회 개최에 앞서 안건을 안내하고 감사위원 직무수행에 필요한 요청사항에 대한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은 현대차그룹 상장사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만 준수해 낮은 준수율을 보였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면서 현대차그룹 상장사 중 처음으로 해당 항목을 충족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상법 개정에 따라 집중투표제 의무 도입 대상에 해당돼 정관 개정을 통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며 "개정 상법 시행 시점을 고려해 오는 9월 이후 최초로 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가 소집되는 경우부터 집중투표제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오토에버 등 8곳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내년 보고서에서는 이들 기업도 준수하는 게 된다.
기아 관계자는 “상법 시행 시점을 고려해 2026년 9월 10일 이후 최초로 이사의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이 있는 경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노션과 현대비앤지스틸은 정관에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들 역시 상법 개정에 맞춰 관련 조항 변경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규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