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피지컬 AI 시장규모는 올해 15억 달러에서 2032년에는 152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두산의 지능형 로보틱스, 에너지 솔루션, 고성능 전자소재 등 사업이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확장 전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양측은 두산의 제품과 기술 및 제조역량을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피지컬 AI 플랫폼과 연결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은 오랜 기간 축적한 제조 역량을 토대로 에너지, 로보틱스, 첨단소재 분야에서 AI 시대에 필요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AI 팩토리 시대를 맞아 우리 사업 분야에서 AI를 적용하고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데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세계적인 제조업 중심국가로, 세상을 건설하고 이동시키며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업들에게 피지컬 AI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다. 엔비디아 DSX(컴퓨팅 네트워크, 스토리지, 전력 등을 통합한 AI팩토리 설계 아키텍처)와 피지컬 AI를 두산의 에너지, 로보틱스 및 첨단소재 사업과 결합함으로써, 두산그룹은 지능형 로봇, 자율 산업 장비, 차세대 인프라 등 AI 시대의 핵심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방위 협력은 양사 최고경영진 간의 신뢰와 공감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7일 젠슨 황 CEO는 서울 잠실야구장 두산베어스 홈경기 시구자로 등장해, 시타자로 나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황 CEO에게 두산을 상징하는 전통 조형물인 '두산일두(斗山一斗)'를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두산일두는 ‘한 말(斗), 한 말 차근차근 쌓아 올려 산(山)같이 커져라’는 두산그룹의 창업과 기업정신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두산은 느티나무와 백동 등을 활용해 못질 없이 나무를 끼워 맞추는 옛 시대 전통 제작 방식으로 만들어 젠슨 황 CEO에게 전달했다. 두산은 양사의 파트너십이 산같이 커지기를 기대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피지컬 AI 협력과 관련해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기술 생태계를 전격 도입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심(Isaac Sim), 아이작 랩(Isaac Lab)과 같은 오픈 라이브러리, 오픈 코스모스(Cosmos) 월드 모델, 오픈소스 뉴턴(Newton) 및 로봇 제어 칩 젯슨 토르(Jetson Thor) 기반 엣지 디바이스를 활용해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는 이를 바탕으로 디팔레타이징(depalletizing), 샌딩(sanding)과 같이 정밀도를 요구하는 산업현장 작업을 수행하는 레퍼런스 로봇 솔루션 개발을 함께 논의 중이다.
그에 더해 양사는 인식, 추론, 시뮬레이션 등을 담당하는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로봇이 스스로 더 정확하게 작업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한 뒤 작동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협력한다.
두산은 로보틱스 분야의 협력을 확대해 두산밥캣의 건설, 조경, 농업, 물류 장비에 엔비디아의 다양한 피지컬 AI 기술을 접목하고, 산업 현장에 특화된 월드 모델(World Model)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장비가 다양한 작업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해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컴팩트 자율 장비 시장의 기술 표준을 선도하고 관련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엔비디아 AI 인프라의 숨은 주역인 ㈜두산 전자BG의 독보적인 소재 기술력도 이번 협력의 중심축이다. 엔비디아의 AI 인프라에 사용되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는 ㈜두산 전자BG는 모듈형 서버 설계용 엔비디아 MGX 플랫폼과 같은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지원을 위한 협력 기회를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CCL은 AI 가속기가 오류 없이 작동하는데 중요한 소재로 계속 수요가 늘고 있으며, ㈜두산은 생산 확대를 위해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태국에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 중이다.
한편 두산은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강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 추진에 나섰다. 당시 두산은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에 두산의 사업영역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학습시켜 두산에 최적화된 맞춤형 FM(Foundation Model)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4월에는 엔비디아 매디슨 황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해 김민표 대표와 피지컬 AI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