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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신영토 대전③] 고수 만두·신라면 치킨·우피 초코파이…한국식 레시피 틀 깨고 '글로컬'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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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신영토 대전③] 고수 만두·신라면 치킨·우피 초코파이…한국식 레시피 틀 깨고 '글로컬' 대전환
  • 정은영 기자 jey@csnews.co.kr
  • 승인 2026.06.12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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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의 매운 맛에 열광하던 소수 마니아 시장은 옛말이다. K-푸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류 유통 채널과 편의점 등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지구촌 일상식으로 스며들고 있다. 현지 맞춤형 전략부터 K-컬쳐와의 연대까지 국내 식품사들의 글로벌 대전환을 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식품사들의 글로벌 진출 비결 중 하나는 로컬화다. 국내에서 성공한 제품을 그대로 수출하는 방식을 넘어 브랜드 명부터 제품 레시피, 원재료 구성까지 현지 시장에 맞게 재설계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가별 식문화와 종교까지 고려한다.

CJ제일제당(대표 손경식·윤석환) 비비고 만두가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배경에는 현지 소비자들의 식습관과 기호를 반영한 노력이 있다. 비비고 만두는 현재 미국 B2C 만두 브랜드 점유율 47%로 독보적 1위다. 2위 브랜드와 3배 이상 격차를 벌리고 있다.
 
'비비고 치킨&고수 만두'가 대표적이다.  닭고기와 고수를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반영해 개발했다.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조합이지만 미국에서는 닭고기와 고수(실란트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 2009년 출시된 이후 미국 시장에서 대표적인 현지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마케팅도 현지 맞춤으로 실시했다. 미국에서는 만두를 고단백·건강 지향 간식으로 포지셔닝해 바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으로 포커싱했다.

▲CJ제일제당이 '비비고 USA'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만두.
▲CJ제일제당이 '비비고 USA'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만두.
풀무원(대표 이우봉)은 북미 시장에서 두부를 한국식 찌개 재료가 아닌 식물성 단백질 식품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비건·웰빙 트렌드에 맞춰 두부면과 대체육 등 다양한 플랜트 베이스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현지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한식 식재료로 접근하기보다 건강식·대체단백질 식품으로 인식시키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두부면과 대체육, 식물성 단백질 간식 등 다양한 플랜트베이스드 제품을 선보이며 비건·웰빙 수요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대표 황성만)는 지난해 10월 미국 파티 문화를 겨냥해 수출용 붕어빵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말차·고구마·팥·슈크림 등 4종으로 구성됐으며 손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핑거푸드' 형태의 냉동 간편식으로 개발됐다.

농심(대표 조용철)은 지난 1월 '신라면 골드'를 출시하면서 기존 신라면의 소고기 육수 대신 닭고기 육수를 사용했다.

회사는 글로벌 소비자들의 맛 선호도를 반영한 '글로컬(Glocal)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신라면 골드는 농심이 지난 2023년 해외 전용 제품으로 출시해 영국, 호주, 말레이시아 등에서 인기를 끈 '신라면 치킨'을 모티브로 개발된 제품이다.

농심은 닭고기가 종교적 제약이 거의 없고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식재료로 세계에서 가장 널리 소비되는 육류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닭고기 육수는 담백하고 감칠맛이 있어 글로벌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지난 2023년 11월에는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 전용 '신라면 똠얌'을 출시한 바 있다.  새콤하고 매콤한 태국 음식 '똠얌꿍' 맛에 신라면의 얼큰한 국물을 접목시켰다.

▲대상 '김보리' 시리즈. 사진=대상
▲대상 '김보리' 시리즈. 사진=대상
대상(대표 임정배)은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기업 색채를 지우는 전략을 펼쳤다. 2010년 출시한 현지 브랜드 '마마수카(MamaSuka)'를 운영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마마수카'는 현재 김, 간편식, 소스·드레싱, 프리믹스 등 200여 개 품목을 판매하며 현지 종합 식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대표 제품인 '김보리(Gim Bori)'는 김을 밥이나 면 요리에 뿌려 먹는 형태로 현지 식문화에 맞게 개발됐다. 최근에는 '빅 김(Big Gim)', '빅 크리스피(Big Crispy)' 등 신제품도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는 1973년 진출해 오랜 기간 현지 식품 사업을 운영해 왔다"며 "비교적 최근 진출한 국가들과 달리 현지 소비자들을 위한 전용 제품군이 다수 구축돼 있어 독립적인 브랜드인 '마마수카'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대표 장인섭)는 동남아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과일 리큐르 제품군을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현재 베트남 타이빈성에 그룹 역사상 첫 해외 소주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수출 전용 신제품 '멜론에이슬'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미국,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전 세계 20여개국 시장에서 판매된다.

오리온(대표 이승준)은 글로벌 시장에서 동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기본 배합 비율은 유지하면서도 국가별 문화에 맞춰 원재료를 달리 적용하고 있다. 

초코파이에는 기본적으로는 돈피에서 추출한 젤라틴이 공통적으로 사용되지만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 공략을 위해 '우피' 젤라틴을 사용했다. 힌두교를 믿는 인도에 판매하는 제품은 해조류에서 추출한 식물성 젤라틴을 원료로 사용한다. 

오리온이 국가별로 젤라틴 원료를 달리 적용하는 배경에는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현지 소비자 수용성을 높이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파리크라상(대표 도세호)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6월 들어 인도네시아에서 공식 할랄 인증을 획득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인도네시아 할랄 공식인증 정부 기관인 ‘할랄제품보증청(BPJPH)’으로부터 자카르타·탕그랑·데폭·메단·수라바야 등 현지 23개 전 매장에 대한 공식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인증은 빵·페이스트리·케이크·핫밀·음료 등 전 메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이번 인증은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포용적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기 위한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지난 2009년 업계 최초로 맛김치·포기김치·열무김치·총각김치 등 주요 김치 제품에 대해 할랄 인증을 획득하며 무슬림 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난 2023년에는 미국,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각지의 팬덤을 보유한 그룹 세븐틴 멤버 호시를 모델로 발탁하며 해외 소비자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2016년 인도 제과기업 델피와 합작법인 '델피-오리온'을 설립한 이후 초코파이 할랄 인증을 획득하며 현지 시장 공략 기반을 마련했다.

롯데웰푸드(대표 서정호)는 지난 2016년 아몬드 빼빼로와 땅콩 빼빼로에 대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최근에는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그룹 스트레이키즈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하며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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