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의 토큰화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 교보증권은 콘텐츠 지식재산권(IP)과 부동산, 선박 등 비정형 자산을 발굴하고 있으며 유진투자증권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실증에 나섰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4일 발표한 ‘토큰증권 정책방향’에 따르면 개정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은 내년 2월 4일부터 시행된다.

대형 증권사들은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디지털 자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채널 확대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정형증권 토큰화와 함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디지털자산 투자정보 채널로 확대하고 지난 21일에는 ‘M-STOCK’에 디지털자산 전용 메뉴를 신설하며 다음 달 1일부터 MTS 명칭을 ‘MAPS’로 변경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토큰증권과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난 5월 지분 약 20%를 취득한 코인원과 협력해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가상자산 시세와 등락률, 거래대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용 상품에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 토큰화 플랫폼 시큐리타이즈,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옵티미즘 파운데이션과 협력해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와 펀드를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콘텐츠와 실물자산을 토큰화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블루어드·롯데미래전략연구소와 콘텐츠·지식재산권(IP)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조각투자 및 토큰증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선박·항공기·부동산·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비정형 자산을 토큰화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부동산·정형증권·콘텐츠 IP를 중심으로 기초자산을 발굴하고 있으며 IBK투자증권은 소상공인 창업자금 조달과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토큰증권 발행 후보로 살피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상품 발행을 넘어 결제 단계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업 비토즈와 토큰증권 청약대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는 개념검증을 추진 중이다
시장 선점을 위한 내부 조직 강화도 이어지고 있다.
대형사인 미래에셋증권은 디지털자산사업본부, 한국투자증권은 디지털자산전략부, 하나증권은 디지털신사업실을 두고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교보증권, DB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에서도 시장 선점을 위해 기존 태스크포스(TF)를 정규조직으로 전환하거나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추세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 WM·IB·운용 부문에서 나오는 수익 외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내년 2월 관련 법안 시행이 예정돼 있다 보니 많은 증권사가 관심을 갖고 조직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예전에 태스크포스(TF)로 시작해 논의를 이어오다가 지금은 별도 담당 부서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자산 시장은 새로운 분야이다 보니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구조”라며 “더 경쟁력 있는 상품이나 플랫폼을 갖추기 위해서는 초반 시장 선점 여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디지털자산 투자자는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국내에서 충족되지 못한 투자 수요 가운데 상당 부분이 해외 플랫폼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며 “정부와 금융기관이 규제와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홍콩과 달리 한국은 개인투자자 중심의 시장이 먼저 성장하고 제도와 기존 금융회사의 참여가 뒤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장경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