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심사 결과 결혼대행업체들은 모두 똑같이 이원화된 요금체계를 두고 있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스·드·메 패키지 서비스에는 사진 촬영과 드레스 대여 및 메이크업 서비스 정도 포함돼 있었고 별도로 대략 30개의 옵션을 둬 추가요금을 내도록 하는 방식이다.

추가옵션의 일부는 사실상 필수적인 서비스임에도 일부 사업자들은 요금을 이원화한 이유로 "기본 패키지 가격에서 제외하면 가격이 낮아보이는 효과가 있어 소비자 유인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사진 파일(원본·수정본)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를 별도 항목에서 제외해 기본제공 서비스에 포함하는 것으로 약관을 시정했다.

결혼준비대행업체의 약관에는 옵션의 가격(추가요금)이 얼마인지, 위약금 세부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표시돼 있지 않아 소비자는 비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문제가 발견됐다.

위약금은 기본적으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소비자의 권리·의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다. 결혼 준비기간 중 여러 변수로 인해 일정변경·거래취소의 상황이 종종 발생하므로 그 기준을 소비자에게 명확히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옵션 가격의 범위와 평균적인 위약금 기준을 결혼준비대행업체 약관에 명시하고, 고객이 특정 스·드·메 업체를 선택하면 구체적인 옵션 가격과 위약금 기준을 확정적으로 재고지하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또한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은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을 과도하게 부과하는 약관 조항을 두고 있었다. 공정위는 이러한 위약금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이라 무효인 약관이라 설명했다. 계약 체결 이후 서비스 개시 전과 후를 구분해 위약금 기준을 합리화하고, 청약철회 기간도 법에 부합하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그밖에 ▲고객과 개별 스·드·메 업체 간 거래에 대한 모든 책임에서 결혼준비대행업체를 배제하는 부당한 면책조항, ▲결혼준비대행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양도하지 못하도록 한 부당한 양도금지조항, ▲재판관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정한 부당한 재판관할조항 등 또한 해당 조항을 삭제하거나 수정해 불공정성을 해소했다.

이번 조치는 매년 약 40만 명에 달하는 예비부부들이 스·드·메 분야에서 가장 크게 불편을 호소하는 부분에 대해 불공정·불합리한 거래관행 형성의 근간이 된 약관을 적극 시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소비자들은 비용 부담을 줄이고 결혼준비대행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격을 인지·비교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약관 시정은 범정부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소비자의 어려움을 신속히 해소하기 위해 지난 8월 조사 개시 이후 속도감 있게 심사를 진행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결혼준비대행업계와 소통을 통해 시정된 약관 이행 여부를 점검하며 표준약관 제정과 가격정보 공개 강화 등 결혼준비대행업 전반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