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일부 은행과 거래소 간 실명계좌 제휴 정도의 협력이었다면 지분투자, 포괄적 주식교환 등 자본 결합의 형태로 적극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운용 방식, 금융회사의 참여 범위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실제 제휴 효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 미래에셋은 STO 시장 선점, 하나금융은 혁신모델 구축 행보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2월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지분 92.06%를 1335억 원에 취득하기로 밝혔다.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 추진은 증권·자산관리(WM) 사업을 보유한 금융그룹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확보하는 사례로 꼽힌다. 미래에셋은 증권, 자산운용, 연금 등 투자상품과 자산관리 영역에서 강점이 있는 만큼 향후 토큰증권(STO)과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과의 연계 가능성이 주목된다.
부동산, 채권, 펀드 등 실물·금융자산이 토큰화되는 RWA 시장에서는 발행 이후 거래와 보관, 정산 인프라가 필요해진다. STO 역시 제도화 이후 유통과 관리 체계가 중요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는 기존 WM 사업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접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행보로 해석된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규제 체계가 정비되면 토큰증권, 가상자산, 주식 등을 하나의 투자 플랫폼에서 다루는 방향도 가능할 수 있다”며 “다만 인수와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지난 15일에는 하나금융그룹이 계열사 하나은행을 통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6.55%, 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 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하나은행은 두나무의 4대 주주가 된다. 하나은행은 아직 실명인증 계좌 제휴를 맺은 가상자산거래소가 없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만남이다.
하나금융은 지분 인수와 함께 두나무와 금융·디지털자산을 연계한 미래 혁신 모델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협약에는 블록체인 기반 외화 송금 고도화,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조성, 글로벌 디지털자산 신사업 발굴 등이 포함됐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공동 개발과 두나무 자체 블록체인 ‘기와 체인’ 기반 기술 검증을 진행해 온만큼 이번 지분 투자 이전부터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하나금융으로서는 은행이 보유한 외환·송금·자금관리 인프라와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을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금융회사와 가상자산거래소 간 지분 투자와 기업결합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사업까지는 변수가 남아있다.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운용 방식, 금융사의 참여 범위 등이 정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3월부터 시중은행 9곳과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실거래 테스트를 본격화한 만큼 민간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화폐의 관계 설정도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태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