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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고려아연·삼성바이오 등 4곳 '일반투자' 전환…주주권 행사 강화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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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고려아연·삼성바이오 등 4곳 '일반투자' 전환…주주권 행사 강화 '촉각'
  • 정현철 기자 jhc@csnews.co.kr
  • 승인 2026.07.3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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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고려아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에너빌리티, KCC 등 상장사 4곳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기존의 기본적인 주주권 행사를 넘어 기업가치와 주주권익에 관한 설명과 개선을 적극 요구할 수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3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9일을 기준으로 4개 기업의 보유 목적을 일제히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각각 고려아연 5.48%, 삼성바이오로직스 6.88%, 두산에너빌리티 7.63%, KCC 9.27%다.

단순투자는 의결권과 신주인수권 등 법률이 보장한 기본적인 주주권을 행사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일반투자는 경영권을 확보할 목적은 없지만 배당정책, 자사주 소각, 임원 보수체계, 지배구조 등과 관련해 회사에 설명을 요구하고 의견을 전달하는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포함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주주총회 안건 조기 공개와 설명 요구, 자사주 소각 및 보유·처분계획 이행 요구, 배당정책 공개 요구, 회사 성과와 임원 보수의 연계에 관한 개선 요구 등이 경영권 영향 목적이 아닌 일반투자 범위에 해당한다고 법령해석을 내놨다.

▲사진=국민연금공단
▲사진=국민연금공단
이번 변경으로 가장 주목되는 곳은 고려아연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2024년부터 경영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양측 지분이 팽팽한 만큼 국민연금이 보유한 5.48%는 향후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지키는 데 성공했지만 영풍·MBK 측 추천 후보 2명도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 구도는 최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으로 재편됐다. 영풍·MBK 측의 이사회 내 비중이 높아지면서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 이력을 이유로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이 일반투자로 전환하면서 향후 고려아연의 이사회 구성과 경영권 방어 수단, 대규모 자본 배분 및 주주권 침해 가능성에 관해 개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시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국민연금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가 경영권 분쟁의 향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대규모 투자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낼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회사는 2022년 당시 2025년 이후 해당 연도 잉여현금흐름의 10% 안팎에서 배당 실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배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올해 1월에는 기존의 잉여현금흐름 10%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배당정책 재검토 시점을 다시 늦췄다. 회사는 제2·제3바이오캠퍼스와 해외 생산시설, 전략적 기술·생산시설 인수합병 등에 자금을 우선 투입한 뒤 3년 후 사업환경과 투자 진행 상황, 현금창출력 및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정책을 다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일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인수 목적은 펩타이드 CDMO 사업 진출을 통한 경쟁력 강화이며, 거래 규모는 약 2조7000억 원이다. 

이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 공장당 18만 리터 규모의 6~8공장을 추가 건설해 전체 생산능력을 132만4000리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지 매입비와 5공장 건설비를 포함한 5~8공장 투자 규모는 약 7조5000억 원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주주환원 측면에서 점검할 사안이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누적 결손금에 따른 배당가능이익 부족 등을 이유로 장기간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회사는 배당가능이익이 확보되면 배당과 성장동력 재투자 가운데 어떤 방안이 주주가치를 높이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올해 약 13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지만 해당 주식은 임직원 장기 성과보상에 활용하는 목적으로 일반주주를 위한 매입·소각과는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회사의 성장과 주가 상승에도 일반주주를 위한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계획은 구체화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KCC 역시 주주환원이 주요 이슈로 꼽힌다. 올해 행동주의 펀드인 트러스톤자산운용으로부터 삼성물산 보유지분 유동화, 자사주 소각, 주주환원 정책 재수립 등을 요구받았다.

트러스톤은 비공개서한과 공개주주서한을 보낸 뒤 관련 내용을 주주제안으로 추진했으나 KCC가 자사주 소각 방침을 발표하면서 지난 3월 주주제안을 철회했다. KCC는 이후 보유 자사주 가운데 29만3575주를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소각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4월 29일 소각을 완료했다.

남은 자사주의 처리계획과 삼성물산 지분 등 비영업자산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국민연금이 어떻게 의견을 낼지도 주요 관심사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목적 변경은 올해 들어 강화된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활동 기조와 맞닿아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에 공개하는 대상을 종전 지분율 10% 이상 기업에서 5% 이상 기업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이번 4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도 원칙적으로 사전공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기업과의 대화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도 현금배당만 반영한 배당성향에서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함께 보는 총주주환원율로 바꿨다.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소각 등 전체적인 주주환원 노력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3월에도 개정 상법의 취지를 반영해 일반주주의 권익을 충분히 보호하지 않는 주주총회 안건에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무력화할 우려가 있거나 자사주를 경영상 목적으로 임의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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