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이사회를 열고 신설법인 카카오AI와 존속법인 카카오X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고 21일 밝혔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다. 기존 주주는 분할비율에 따라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배정받는다.
이번 인적분할은 카카오톡과 AI 중심 플랫폼 사업,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등 버티컬 사업을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다. 카카오는 사업 규모 확대와 구조 복잡화로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에서 사업별 전략을 빠르게 실행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최근 2년여 동안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계열사 수를 줄이며 성장 사업 중심으로 거버넌스를 정비해 왔다. 이번 분할을 통해 그간의 구조 정비를 AI 시대 성장 전략으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이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는 ‘에이전틱 AI 인터페이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용자가 메시지로 요구를 전달하면 개인화된 AI 에이전트가 필요한 서비스와 전문 에이전트를 연결해 탐색·추천·구매·결제까지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AI는 2030년까지 AI 일간 활성 이용자 수 2000만 명 이상을 확보하고 플랫폼 체류시간을 50%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AI 광고와 에이전틱 커머스, 구독 모델을 확대해 2030년 매출 6조 원 이상을 달성하고 AI 관련 매출은 1조 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카카오X는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등 기존 핵심 자회사의 성장과 신규 사업 발굴, 혁신기업 투자를 담당하는 미래가치 투자회사로 운영된다. 대표에는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카카오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이 내정됐다.
카카오X 산하에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 등 테크핀 사업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카카오픽코마 등 콘텐츠 사업, 카카오모빌리티가 포함된다. 가상자산, 피지컬 AI, 글로벌 팬덤 등도 신규 성장 사업 검토 영역으로 제시했다.
카카오X는 보유 자산 유동화로 확보한 약 2조3000억 원과 자회사 보유 자금 약 4조1000억 원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주요 사업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 13.3%를 달성하고 매출 10조 원 이상 규모의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카카오는 분할 이후 양사의 성과와 재무정보가 독립적으로 축적되면 사업별 가치도 보다 명확히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가 인용한 국내외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부분합산가치평가(SOTP) 컨센서스 평균에 따르면 카카오그룹 잠재가치는 34조2000억원으로,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 16조8000억 원보다 약 17조4000억 원 높다.
주주환원 정책도 제시했다. 카카오AI는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금과 투자차익의 각각 30%를 주주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두나무 매각 차익을 활용한 30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카카오는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2027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하고, 같은 달 27일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카카오AI는 최근 ‘카나나’ 등 자체 AI 모델과 카카오톡 기반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AI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9일 LG유플러스, LG AI연구원, LG전자, LG CNS 등 14개 기업·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 국민 AI 서비스 보편적 활용지원(모두의 AI)’ 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컨소시엄 주관사를 맡아 AI 모델과 카카오톡 기반 이용자 접점을 제공하고, LG유플러스는 대규모 이용 환경에서의 서비스 실증과 품질 검증을 담당한다. LG AI연구원은 ‘K-엑사원’ 모델 제공과 안전성 검증을 맡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번 분할은 카카오가 AI 시대에 맞는 속도와 책임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 회사가 사업 특성에 맞는 전략과 자본배분 원칙을 세우고 성과를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AI 시대는 차원이 다른 민첩함을 요구한다”며 “카카오AI와 카카오X 두 개의 엔진으로 성장 구조를 재설계해 성과가 주주와 이용자, 크루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