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지역 환경·시민·종교단체 등 60여 곳이 참여한 공동대책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영풍이 제련소 주변지역 정화 의무가 존재함에도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거나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정화 방식을 전제로 비용을 낮춰 산정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동대책위는 이번 회계 부정의 대상이 낙동강 최상류 지역 환경오염과 직결된 정화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공동대책위 관계자는 “정화명령을 받고도, 법적 의무를 알고도, 수년 동안 같은 방식으로 비용을 지웠다면 단순 실수로 볼 수 없다”며 “수조 원대 환경복원 책임을 피하기 위한 계획된 은폐 행위”라고 주장했다.
증선위는 영풍이 제련소 주변지역 오염토양 정화명령과 관련해 법적 정화의무가 명확한데 2021년과 2022년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았다. 또 2023년과 2024년에는 법규상 허용되지 않은 정화방식으로 충당부채를 산정해 과소계상했다고 봤다.
영풍은 제련소 주변 임야의 오염토양 정화 명령과 제련소 1·2공장 건축물 하부 오염 토양 정화 의무 등에 관해서도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았고 지하수 정화 관련 충당부채도 과소계상했다는 게 증선위 측의 설명이다.
또 당국은 영풍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제련소 조업정지 관련 손상평가를 수행할 때도 손상차손을 실제보다 축소해 과소계상했다고 봤다.
이에 증선위는 감사인지정 3년 조치, 영풍 및 회사 관계자 대상 과징금 부과, 전 대표이사 해임권고 상당, 전현직 담당임원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6월 등을 조치했다.
공동대책위는 이번 증선위 처분에 검찰 고발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수천억 원의 환경 비용을 수년간 재무제표에서 지운 행위가 행정처분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공동대책위는 환경부가 2022년 영풍 석포제련소에 103개 이행조건을 부과하며 통합환경허가를 내줬지만, 허가 이후에도 환경법령 위반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수천억 원대 정화 비용이 수년 동안 재무제표에서 누락되는 과정이 행정 감독 아래에서 벌어진 만큼, 환경부와 경상북도, 봉화군의 관리·감독 책임과 행정 처리 전반에도 감사원의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2025년까지 이행해야 했던 통합환경허가조건 중 제련잔재물 처리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올해 들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과징금 부과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영풍은 봉화군청, 대구지방환경청 등 행정기관으로부터 5건의 환경 관련 제재를 받았다.
한편 영풍 석포제련소는 매년 5월 마지막 수요일 세계 수달의 날을 맞아 지난 5월 28일 임직원 50여명이 참여해 수달 서식지 보전의 일환으로 낙동강 하천 정화활동을 실시했다.
당시 영풍 석포제련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환경정화 활동을 통해 낙동강의 건강한 수생태계를 지켜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