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숙박 위약금 분쟁 다발...정부 권고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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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숙박 위약금 분쟁 다발...정부 권고 '무용지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엔 '전액 환불'...강제성 없어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1.07.2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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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서울 도봉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23일 야놀자를 통해 친구들과 여행을 할 생각으로 가평의 한 펜션을 예약했다. 가평도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돼 저녁 6시 이후에는 2명으로 인원이 제한되는 걸 알고 20분 만에 예약을 취소했다. 그런데 결제한 23만4000원 중 환불 가능 금액은 5만9700원 뿐이었다. 김 씨는 “곧바로 취소했지만 규정상 어쩔 수 없다며 환불을 거부당했다”며 “단 20분 만에 17만 원 가량을 날린 셈”이라고 억울해했다.

#사례2. 경기 부천에 사는 김 모(여)씨는 친구들과 오는 8월7일 여주 여행계획을 세우며 최근 에어비앤비에서 15만 원짜리 숙소를 예약했다. 하지만 최근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숙소를 취소해야 해 환불을 요청했다. 숙소는 무료 환불이 가능했지만 에어비앤비는 ‘서비스 수수료’로 1만5000원을 제했다. 김 씨는 “정부 정책에 따라 전액 환불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에어비앤비는 내부 규정상 전액 환불이 불가하다는 답변 뿐이었다”며 하소연했다.

#사례3. 강원도 춘천에 사는 김 모(남)씨는 7월17일 아고다를 통해 예약한 가평의 한 펜션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다. 그런데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됨에 따라 7월9일부터 아고다와 펜션 측에 환불을 요구했다. 양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겼고 결국 이용도 하지 않았는데 28일 현재까지 단 1원도 환불받지 못했다. 김 씨는 “방역지침을 따른 것뿐 인데 이런 피해를 봐야 한다는 게 어이가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예약했던 숙박을 취소하면서 숙박업체와 환불 문제로 인한 갈등이 폭증하고 있다.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별 방역지침은 강제하면서도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에 따른 환불은 권고 사항이라 소비자들이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는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숙박플랫폼과 숙소 측에 취소를 요구했다가 전액 환불이 불가능했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뿐 아니라 데일리호텔, 아고다, 에어비앤비 등 다양한 플랫품을 이용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라 예약한 숙소를 이용할 수 없게 돼 환불을 요구했지만 수수료나 위약금이 차감된 채 환급받았다는 게 소비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예약한 인원이 방역지침에 위반되거나 자율적으로 이동을 자제하고자 취소하려는 건데 수수료 부담을 지는 건 억울하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등으로 국내 여행이 제한돼 계약 이행이 불가할 경우 위약금 없이 계약의 변경이나 취소가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엔 거리두기 3단계 이상일 경우 위약금 없이 환불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엔 거리두기 3단계 이상일 경우 위약금 없이 환불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현재 많은 국내 숙박 플랫폼 및 숙박 업체들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환불 규정을 적용하고 있어 해당 발표 이후 관련 분쟁도 잠잠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차 확산되며 소비자들과 업체들 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강제성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이를 따르지 않는 일부 업체들로 인해 소비자의 갈등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세 번째 사례의 경우 숙박업소 관계자는 "아고다에 방을 판매한 곳은 총판업체"라며 "내가 직접 판 것도 아닌데 왜 환불에 신경을 써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같은 상황을 인지한 주요 여행 플랫폼 업체들은 4차 유행 이전부터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환불 지침을 마련해 숙박 업체에 권고하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4단계 이전부터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수수료 면제 환불을 협력 업체(숙소)들에 권고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다수의 환불 요청에 대해 최대한 책임감 있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지난 27일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른 환불 정책을 발표했지만 이전부터 (같은 내용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며 “성수기지만 ‘무조건 취소’에 사전 동의한 협력 업체들은 소비자가 하루 전에 예약을 취소해도 전액 환불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기업인 에어비앤비, 아고다는 국내 방역 지침 상황에 따른 환불 정책이 따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숙박 업체와 소비자들 간의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환불은 기존 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특별한 방침이나 조치는 없다고” 답했다.

아고다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플랫폼 업체의 권고도 강제성이 없어 결국 숙박업체의 결정에 전액 환불 여부가 좌우된다.

결국 강제성을 가진 방역지침과 무책임한 일부 숙박업소 사이에서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는 정책의 사각지대가 생겨난 셈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강제성이 없지만 분쟁이 소송 등으로 이어졌을 때 법적 판단 근거가 돼 소비자를 보호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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