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은 지난 4월 올해 비수도권 지역에 총 1238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수요와 상권 특성을 반영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14일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남포동 '남포 타운'을 리뉴얼 개점한 데 이어 30일에는 민락동에 '밀락더마켓점'을 새로 열었다. 남포 타운은 기존 광복 타운을 리뉴얼해 지역 거점 역할을 확대했고 밀락더마켓점은 민락동의 관광·문화 콘텐츠와 K-뷰티 쇼핑 수요를 겨냥한 매장이다.
지난 11일 열린 미디어 투어는 두 매장을 직접 둘러보며 부산 지역 오프라인 매장 운영 전략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명동 전략 부산에 접목…남포 타운, 크루즈 관광객 잡는다
'올리브영 남포 타운'은 기존 '광복 타운'을 확대 이전한 매장이다. 광복 타운은 2016년 '올리브영 광복 본점'으로 문을 연 비수도권 첫 플래그십 스토어다.
남포 타운은 총 4개 층, 약 900평 규모로 단일 매장 기준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크다. 1층은 인기 상품을 모은 'K-페이보릿 큐레이션', 2층은 색조와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 3층은 K-푸드와 두피·헤어 체험 공간, 4층은 스킨케어·더모 제품과 피부 진단 서비스로 구성됐다.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상권이라는 공통점에서 서울 명동 타운의 매장 구성과 운영 전략을 적용한 부분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매장의 공통점과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은 현장을 둘러보는 재미 중 하나였다.

매장 1층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벌크형 상품 배치였다. 남포동은 크루즈 관광객 등 외국인 유입이 많은 상권인 만큼 제한된 시간 안에 주요 상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있다는 게 올리브영 측 설명이다. 이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인기 상품을 한데 모아 빠르게 둘러보고 집어들 수 있도록 진열했다.
여행객 수요를 고려한 소용량 제품도 전면에 배치됐다. 외국인 구매 비중이 높은 상품은 한눈에 들어오도록 진열 물량을 늘렸다. 일반 매장보다 큰 쇼핑 바스켓을 비치하는 등 다량 구매를 고려한 요소도 눈에 띄었다.
광복 타운은 리뉴얼 전부터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매장이었다.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 가운데 약 78%가 외국인 고객에게서 나와 부산 지역 매장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남포 타운으로 확대 이전한 이후에도 외국인 매출 비중은 개점 초기 기준 70%를 넘었다. 방문객 수는 기존 광복 타운보다 약 3배 증가했다.

이날 남포 타운에는 크루즈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상품을 직접 살펴보거나 피부 진단 서비스를 체험했고 매장 곳곳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호주에서 온 한 크루즈 관광객은 "크루즈 패키지 여행 일정 가운데 올리브영 남포 타운 방문은 선호도가 높은 옵션"이라고 말했다.
2층에는 명동 타운과 유사하게 고객이 매장에 머물며 다양한 제품을 둘러볼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했다. '럭스 에딧(Luxe Edit)' 존에는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를 한데 모았다.

3층에서는 남성 고객과 헤어·웰니스 수요를 함께 겨냥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남포 타운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 5명 중 1명은 남성이다. 이에 기존 광복 타운보다 맨즈케어 매대를 확대하고 헤어와 바디, 그루밍 관련 상품을 한 공간에 배치했다.
같은 층에 '스칼프스캔(Scalp Scan)'과 두피 디바이스 매대를 연이어 배치했다. AI를 활용해 두피와 모발 상태를 진단한 뒤 결과에 맞는 디바이스와 헤어 제품을 바로 살펴볼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인접한 프래그런스 존에서는 향을 직접 시향할 수 있다.

이 층에서 가장 새로운 공간은 '잇츠 케이푸드(Eat's K-Food)' 구역이다. 뷰티를 넘어 K-푸드와 웰니스까지 상품 범위를 넓혔다. K-뷰티뿐 아니라 이너뷰티와 건강식품, 한국 간식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김치와 마늘, 홍삼, 호박, 팥 등 기념품 수요가 높은 K-푸드 상품을 한데 모았다.
인접 공간에는 키링과 마그넷 등 기념품을 판매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컬러 콘택트렌즈 브랜드 '하파크리스틴'도 비수도권 최초로 샵인샵 형태로 입점했다.

4층은 스킨케어와 더모 체험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 제약회사와 협업한 제품을 모은 '어드밴스드 더마(Advanced Derma)' 구역에서는 기능성을 강조한 더마 뷰티 상품을 선보인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는 큐레이션 타임을 열어 제품 상담과 테스터 시연을 진행하고 방문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별도의 더마 컨설팅을 하루 두 차례 운영한다.
일본에서 온 한 관광객은 "딸이 와보고 싶어 해서 함께 방문했다"며 "더마 뷰티는 처음 접해보는데 신기해서 둘러보고 있다"고 말했다.
어드밴스드 더마 구역 맞은편에는 비수도권 매장 최초로 '뷰티 컨설턴트'를 배치했다. 피부 진단을 받은 뒤 인접한 더마 제품을 곧바로 살펴볼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해 상담과 구매 동선을 연결했다.
'마스크팩 라이브러리'는 명동 타운에 이어 두 번째로 도입됐다. 외국인 구매 수요가 높은 마스크팩을 브랜드별로 단순 진열하는 대신 여러 브랜드와 기능성 제품을 한 공간에 모아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고객이 피부 고민이나 사용 목적에 맞춰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 민락의 밤은 낮보다 뜨겁다…색조·냉동식품까지 상권 맞춤형 구성
광안대교와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올리브영 밀락더마켓점'은 광안리 민락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밀락더마켓'에 자리했다. 기존 건물의 분위기와 바다 조망을 살렸다는 것이 첫인상이다.
밀락더마켓점은 민락항과 시장의 분위기를 매장 곳곳에 옮겨왔다. 수산물직판장을 연상시키는 부스형 공간을 마련하고 그물과 뜰채, 파이프, 레트로 선풍기 등 항구와 시장에서 볼 법한 오브제를 배치했다.
해운대와 광안리가 해변 관광을 중심으로 외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라면 민락동은 소품숍과 팝업스토어, 공연 등 개별 콘텐츠를 찾아 머무는 방문객이 많은 상권이다. 광안리해수욕장과 민락수변공원에 인접한 데다 체류형 콘텐츠가 모여 있어 올리브영은 이 일대를 '목적형 상권'으로 보고 있다.

민락동은 낮보다 밤, 평일보다 주말에 유동인구가 늘어난다. 실제 저녁이 되자 술을 마시며 DJ 공연과 음악을 즐기는 국내외 방문객들로 일대가 붐볐다. 밀락더마켓점은 이처럼 저녁 시간대 여가와 외출 수요가 많은 상권 특성을 고려해 색조 카테고리를 강화했다.
퍼스널 컬러를 진단하는 '컬러핏' 서비스도 도입했다. 컬러핏은 현재 광안리 지역 올리브영 3개 매장에서 운영 중으로 이 가운데 밀락더마켓점에 가장 먼저 도입됐다.

'민락항에 정박한 올영호(50호)'라는 콘셉트에 맞춰 일반 매장에서 보기 어려운 지역 특화 상품도 선보인다. 대표 상품은 부산 지역 간식 브랜드 '자갈치 오지매'다. 지역 상품을 매장 곳곳에 배치해 상품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부산 지역색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상품 구성에도 지역 특성을 반영했다. 광안리해수욕장과 민락수변공원 인근에서 늦은 시간까지 여가를 즐기는 방문객 수요를 고려해 올리브영 매장 최초로 냉동고를 설치하고 아이스크림 등 냉동식품을 판매했다. 안주류와 숙취해소제 상품도 확대했다.

외국인 소비 증가세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민락동의 외국인 카드 매출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인근 광안리 일대 올리브영 매장의 외국인 매출도 전년 대비 86% 늘었다.
올리브영이 이처럼 부산 지역에서 매장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외국인 고객 증가세가 있다. 올해 상반기 부산 지역 올리브영 매장을 이용한 외국인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4.2%, 외국인 매출은 8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산을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 43.9%를 웃돌았다.
올리브영은 이런 수요에 맞춰 올해 8월 기준 부산 지역 78개 매장 가운데 22곳을 글로벌관광상권 매장으로 관리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