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예약사이트인 아고다에서 시스템 오류로 이중 결제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는데 고객센터마저 불통이라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홍 모(남)씨는 최근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아고다를 통해 도쿄 스카이라이너와 지하철 패키지를 예약했다. 결제를 시도하던 도중 오류가 나 처음부터 다시 결제 절차를 밟았는데, 이후 확인해 보니 중복 결제돼 있었다. 

홍 씨는 아고다 측에 시스템 오류로 인해 잘못 결제된 건을 취소해달라고 문의했으나 한국 고객센터와 연결되지 않았다. 전화 통화에서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한 뒤 울며 겨자 먹기로 외국인 상담사와 수십 통의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소통했지만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기계적인 답변밖에 얻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홍 씨는 "심지어 본사나 한국 지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콜센터나 CS 관련 이메일 주소를 찾아보기 어려워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연락 방법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아고다 결제 시스템 오류로 이중 결제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박 모(여)씨도 최근 아고다 사이트를 통해 해외 미술관 티켓을 구매하려다 시스템 오류로 세 건이나 중복 결제됐다고 토로했다. 박 씨는 곧바로 아고다 측에 문의했지만 고객센터에서는 "환불이 불가하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부산 진구에 사는 임 모(여)씨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아고다를 통해 리조트 예약을 진행하던 중 결제창에서 결제완료가 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해, 포기하고 친구에게 대신 결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다음날 확인해 보니 임 씨의 결제 건도 정상적으로 완료된 상태였다. 임 씨는 아고다 고객센터에 결제 취소와 관련해 문의했으나 불가능하다는 대답만 돌아와 애를 먹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아고다에서 결제 시 오류가 발생해 중복 결제됐으나 환불받지 못했다는 사례가 적지 않다. 태국 방콕 호텔을 예약한 한 누리꾼은 "결제가 두 번 됐는데 환불이 안 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한국 고객센터와 통화 연결이 잘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해 아고다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해 봤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 해외 OTA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상 오류로 이중 결제가 되면 증빙 내역을 확인하고 다양한 방법(최초 결제한 수단, 또는 송금 등)으로 취소하고 있다"며 "결제 수단에 따라 평균 7~10일 정도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아고다는 해외 법인이지만 국내 사무소가 마련돼 있어 관련 민원이 들어올 경우 이곳과 소통해 어떤 내용인지 파악한다"며 "이중 결제 같은 경우에는 소비자 과실이 없다고 판단되면 처리가 가능하나,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